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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에이비온, IFC 순유출 3배↑...보유현금 100억 붕괴

- IFC 순유출 356억, 결손금 1792억...R&D 비용 탓
- 올해 4월 CB 190억 발행, LO·경영권 매각 추진
- 한국투자파트너스, 재무건전성 우려 ‘CB 처분’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신약 개발전문업체인 에이비온 재무건전성이 날로 악화되며 지난해 자본잠식에 진입했다. 자체 조달 가능 현금 여력을 의미하는 내부순현금흐름(IFC)의 순유출 폭이 확대되며, 지난해 말 기준 보유현금은 100억원대가 붕괴됐다. 연구개발(R&D) 비용이 급증한 탓이다.

이에 회사는 최근 국내 대형 회계법인과 ‘경영권 매각’ 및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LO)’를 위한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온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2021년 321억원에서 지난해 99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잠식에 진입한 것이다.

IFC 순유출은 3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순유출 124억원)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13억원으로 전년(25억원) 대비 49.18%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0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46억원) 보다 손실폭을 키웠다.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21년 매출 16억원, 영업이익 –98억원 ▲2022년 매출 25억원, 영업이익 –246억원 ▲2023년 매출 13억원, 영업이익 –307억원이다. 즉 FY2021~2023년도의 경우 영업을 할수록 손해를 본 셈이다. 

결손금은 매년 늘어 지난해 1792억원을 기록했다.

재무부담이 늘어난 데에는 R&D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R&D 비용은 2021년 68억원, 2022년 196억원, 2023년 24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함께 늘었다. 2021년 46억원 → 2022년 48억원 → 2023년 151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125억원에 달한다.

반면 보유현금은 꾸준히 줄었다. 2021년 370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2022년 157억으로 줄더니 지난해 96억원으로 떨어졌다.

에이비온 CI

사정이 어려워지자 올해 4월 1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CB는 상상인저축은행(120억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50억원), 새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20억원)이 각각 매입했다. 

에이비온은 지난해 4월에도 21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당시 한국투자파트너스(한국투자 Re-Up II 펀드)가 절반(100억원) 가량을 매수해 에이비온 지분 5.72%를 확보했는데, 최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펀드 만기(2030년 4월)를 6년 이상 남겨두고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했다. 에이비온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올해 조달자금 대부분(121억원)을 주력 파이프라인인 ‘ABN401’ 글로벌 임상·연구개발 및 운영비용으로 투입한다. ABN401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 

에이비온은 국내 대형 회계법인과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자문계약은 LO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지만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최대주주 변경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비온의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 측은 구주 매각 없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매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4월 18일 텔콘RF제약은 에이비온 보통주 250만8381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에이비온은 2021년 상장 이후 오버행(대량대기물량)이 주가 하방 요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지난해 4월 1만원대였던 주가는 그해 12월 4700원대로 반토막 났다. 8일 종가 기준 7280원까지 회복됐지만 증권가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