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8조4010억원, 전년比 55%↓
- 영업익 5849억…해운불황에 전년比 94%↓
- 재매각 위해 2030년까지 몸집 3배 불려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업황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2012년과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매출이 8조원대로 추락한 것이다. HMM은 물동량보다는 운임률이 매출을 좌우하는 해운업계 특성상 지난해 운임 하락으로 역성장했다.
HMM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8조4010억원, 영업이익 5849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매출(18조5828억원)과 영업이익(9조9494억원) 대비 각각 대비 55%, 94.12% 줄어든 수치다. 특히 매출은 2012년(8조469억원), 2013년(8조1493억원) 이후 10년 만에 8조원대로 고꾸라졌다. 미주와 유럽 등 전 노선에서 운임 하락이 지속된 탓이다. 앞서 HMM은 해운 불황으로 2015년 1분기부터 2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HMM 매출은 크게 컨테이너, 벌크, 기타 부문으로 구성된다. 컨테이너 부문은 전체 매출에서 약 82.9%(지난해 말 기준 6조9646억원)를 차지한다. 문제는 해운 경기에 따라 컨테이너 부문 매출이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업계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수급 불균형이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지난해 회사의 컨테이너 수송량은 378만4472TEU(1TEU: 약 6m 컨테이너 1대분)로 전년 대비 3% 증가에 그친 반면 평균 운임률은 66% 내린 973달러/TEU를 기록했다. 수송량이 증가했지만 운임이 하락하면서 ‘일은 많이 하고 적게 버는 양상’이 됐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로 타 선사 대비 양호한 지표를 보였으며 부채비율 역시 20%로 개선됐다.
HMM은 2021년과 2022년 사이 세계항만 하역 적체 현상으로 컨테이너 고운임 수혜를 입었다. HMM 평균 운임률은 2019년 779달러/TEU에서 이듬해 1007달러/TUE로 오르더니 2021년 2567달러/TEU, 2022년엔 2881달러/TUE까지 치솟았다.
HMM 운임이 급격하게 뛰었던 2021년과 2022년은 HM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였다. 이때는 세계항만 하역 적체 현상으로 화물량이 밀릴 정도였다. 컨테이너 고운임 기조가 이어지면서 HMM도 최대 전성기를 누린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운임률이 다시 하락했다. 코로나19 특수 소멸 이후 침체기를 맞으면서 역성장을 그리고 있다.
올해 운임의 변수는 중국 경기회복 지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올해 초 시작된 파나마 운하 가뭄, 수에즈운하의 통항 제한 등이 거론된다.
HMM는 글로벌 8위 해운사로 하림그룹으로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몸집을 키우고 사업 확장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재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HMM은 2030년까지 원유, 철강, 가스, 자동차 등을 나르는 화물 전용 선박인 벌크선(현재 35척)을 약 3배(110척)로 늘리기로 했다. 벌크선에 실을 수 있는 선박량을 나타내는 단위인 DWT(중량톤수)도 현재 630만 DWT에서 1228만 DWT로 증가한다.
동시에 컨테이너선(현재 72척) 대수도 1.8배(130척)로 늘려 글로벌 해운 업계에 벌어진 선복량(적재 능력)을 확보키로 했다. 기존 20피트(약 6m) 짜리 컨테이너를 80만 개까지 싣고 다닐 수 있었는데 이것이 150만 개로 늘어난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HMM이 직접 보유한 사선 비중은 70.4%로 전 세계 10대 선사 가운데 가장 높다. 올해 2021년에 발주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 인수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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