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SIC, 게일과 분쟁 겪으며 완전자본잠식
- 공사비 못받은 포스코이앤씨, 추심·가압류
- 결손금 3677억, 현금및현금성자산 2234억...'재무 건전성 적신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시행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NEW SONGDO INTERNATIONAL CITY DEVELOPMENT, LLC)의 부채규모가 총자산을 넘어서는 재무 악화 상황에서 채권과 현금 일부 등이 압류됐다. 채권 가압류 소송을 제기한 곳은 NSIC와 공사비 갈등을 빚고 있는 주주이자 프로젝트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NSIC를 상대로 추가 공사비 및 지연손해금 등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NSIC에게 ▲2월 450억원의 채권 압류 및 추심 명령 ▲3월 860억원의 채권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이 된 공사 현장은 2011년 착공해 2015년 말 준공한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더샵 그린워크 1~3차 등 일부 공동주택이다. 이 현장은 NSIC가 시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담당했다.
양사가 공사비 지급을 두고 맞선 시간은 오래됐다. 지난 2017년 9월 NSIC 측의 공사비 지금이 늦어지자 포스코이앤씨는 1500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5월에는 역으로 NSIC가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더샵 마스터뷰 아파트 보관금 청구 소송을 내며 맞불을 놓았다. 이 공사 NSIC가 시행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아파트 개발 이익을 문화시설로 인천시에 환원하는 과정에서 사업비와 개발이익 정산을 놓고 양사는 대립했다.
양사의 소송전은 NSIC가 포스코이앤씨에 650억원, 포스코이앤씨가 NSIC에 200억원을 지급하며 올해 2월 일단락됐다. 양사가 주고받은 돈을 상계하면 결과적으로 포스코이앤씨는 NSIC로부터 450억원을 받아낸 셈이다.
이후 지난 3월 860억원 규모의 공사비 갈등이 재 점화 했지만 포스코이앤씨가 현금 가압류 설정을 풀며 소강생태에 접어들었다. 가압류를 해지는 아직 개발 진행중인 송도 공사현장이 많은데다 기존에 NSIC와 협력했던 현장의 채무보증을 포스코이앤씨가 서고 있는 만큼 NSIC 부실이 전이될 위험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NSIC는 송도국제업무단지(Songdo International Business District)의 개발사업 시행을 목적으로 2002년 4월 포스코건설(전 포스코이앤씨)와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게일인터내셔널이 3대 7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유한회사다.
두 출자기업은 2015년부터 경영권과 세금납부 등에 대해 이견을 보여 왔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업무상 배임·사문서위조·업무방해·사기·횡령 등 법적공방이 이어졌다. 2019년 3월엔 국제중재재판소, 미국 뉴욕법원 등 국제소송으로까지 번졌다. 게일인터내셔널과 분쟁으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간 NSIC 프로젝트는 전면 중단됐다. 이는 NSIC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분쟁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승소하면서 게일인터내셔널은 NSIC 지분을 내놨다. 포스코이앤씨가 게일인터내셔널로부터 확보한 지분을 2018년 홍콩계 자본인 ACPG(ACPG K-Land Company Limited)와 TIA(Troika Investment (NSIC) Limited)에 매각하면서 사업은 재개됐다. 현재 NSIC의 지분 구성은 ACPG 45.6%, 포스코이앤씨 29.9%, TA 24.5%다.
NSIC는 재무 악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규모가 총자산을 추월했다.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234억원인 반면 결손금은 3677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 3585억원, 영업이익이 89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실적이다.
NSIC는 2002년 인천시와 토지공급계약을 체결, 계약조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토지를 매입하여 송도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재고자산은 2460억원을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하강기에 접어들며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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