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0대 캐피탈사 중 연체율 1위 올라
- 연중 2% 웃돌아...중고차할부·가계대출·부동산PF 영향
- 장기 연체 채권 1년 새 1009억 증가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대형 캐피탈사들 중 KB캐피탈의 연체율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며 건전성 지표에 비상등이 켜졌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자 연체율 관리에 애를 먹는 것으로 보인다. 느슨한 채권 관리 속에서 중고차금융과 가계 대출, 부동산PF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지나치게 확대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캐피탈의 지난해 연중 연체율은 2%대로 집계됐다. 국내 10대 캐피탈사 중 연체율이 2%가 넘은 곳은 KB캐피탈이 유일하다. 최근 1년간 KB캐피탈의 연체율을 살펴보면 2022년 말 1.97% → 2023년 1분기 말 2.66% → 2분기 말 2.82% → 3분기 말 2.66% → 4분기 말 2.42%를 보이며 1년 내내 2%를 웃돌았다.
총 연체 채권은 2022년 말 2617억원에서 2023년 말 3336억원으로 719억원이 증가했다. 단기 채권에 속하는 1~3개월 연체 채권(1017억원 → 798억원)과 3~6개월 연체 채권(761억원 →691억원)은 각각 감소한 반면, 회수 가능성 낮은 장기 연체 채권은 급증했다. KB캐피탈의 6개월 이상 연체 채권은 2022년 말 839억원에서 1009억원이 더 늘며 지난해 말 1848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로는 120.3% 폭증했다.
다만 부실 위험에 대응 여력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 66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5747억원) 보다 15% 성장했다. 고정이하여신총액은 2022년 말 2947억원에서 지난해 말 4190억원으로 42.2%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도 4826억원으로 전년(3255억원) 대비 48.2% 높였다.
최근 카드사들이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한 뒤 경쟁력이 약해지자 KB캐피탈은 고수익성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상품 중에서도 특히 중고차 할부금융과 가계대출, 부동산PF 대출의 취급액을 늘렸다.
가파른 연체율 상승은 포트폴리오 재편 영향이 크다.
중고차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조3609억원으로 전년(2조939억원) 대비 12.8% 늘어났고, 개인금융자산은 2조65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조4538억원) 보다 8.2%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할부금융자산 연체율은 0.92%를 기록하며 전년(0.53%) 대비 0.39%p 높아졌고,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3%에서 3.7%로 상승했다.
부동산PF 대출 파이를 과도하게 키운 것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조5410억원으로 전년(1조3742억원) 대비 12.1%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말(5.1%) 보다 3.8%p 상승하며 8.9%를 기록했다.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은 후순위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KB캐피탈의 연체율 관리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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