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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뉴스웨이브][IPO]오브젠, 4년 연속 적자…'따상의 추억'

- 주가 3분의1토막, 시총 2000억 빠져
- 올 영업손실 3Q 영업손실 15억, 누적 손실 52억
- 기슬특례 상장주 기업가치 거품 논란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마케팅 솔루션 업체 오브젠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브젠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3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억원7000만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실적은 더 심각하다. 영업손실은 52억원, 당기순손실은 49억원을 냈다.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67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4년 연속 적자가 예약된 상태다. 

회사의 실적은 주가의 흐름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지난달 27일 주가는 2만원으로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앞서 오브젠은 올해 1월 30일 상장 첫날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기록, 2월 7일에는 8만1000원까지 도달했다. 

​24일 종가는 2만3250원이다.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이다.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한 시총 규모는 약 908억원이다. 상장 이후 최고가 시총(3000억원) 대비 2000억원이 휘발된 셈이다.

​이에 따라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오브젠 증권신고서에서 2024년 당기순이익 추정치(약 99억원)를 근거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공모가는 희망가 밴드(1만8000~2만4000원) 하단인 1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당시 투자 업계에선 오브젠의 확정한 공모가가 실제 수요예측 결과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 일었다. 기관 투자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98.49대1을 기록했지만,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 중 60% 이상이 공모 희망가 밴드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오브젠 CI



증권사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돕는 제도인데,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슬특례 상장주에 대한 기업가치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라며 투자주의를 조언했다.  

이어 관계자는 "오브젠의 경우 중장기 산업 사이클 관점에서 금융사의 고객관계관리(CRM)는 증가하고 있어 매출 수요의 점진적 상승과 그에 따른 수익성 회복 전망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면서도 "경기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 반등 시점 예측은 다소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오브젠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운영 최적화와 클라우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전배문 창업자를 대표이사로 재 등판 시켰다. 앞서 전 대표는 2021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 2021년 11월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왔다. 전 대표는 1982년 서울대(계산통계학과) 학사·석사 졸업 후 한국과 미국 IBM연구소를 오가며 20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했다.

전 창업자는 2000년 4월 한국IBM 소속 연구원 8명과 함께 오브젠을 설립했다. 회사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의사 결정, 마케팅 전략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형화된 비즈니스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 웨어하우스와 다차원 분석(OLAP) 솔루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고객사는 신세계·CJ·GS·SSG 등 대형 유통사와 주요 은행 및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