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액 224억원, 영업손실 110억...‘2015년부터 적자행진’
- 28일 주총 안건 1억주 → 1억5000만주
- 자본잠식 해소 위한 유상증자 '군불?’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제주맥주가 주식 발행 한도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수년째 이어진 영업적자와 순손실로 결손금이 불어나자 자금 조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제주맥주는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주식 발행수를 늘려 놓으면 유상증자 추진 시 주식한도 발행 제한으로부터 자유롭고 궁극적으로 자본잠식을 일시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제주맥주의 이번 주식발행한도 상향 조정은 계속기업으로서 회사 내 돈이 말랐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4억원, 마이너스(-)11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매출은 꺾였고, 영업손실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수년 전부터 수제맥주 시장이 급격히 쪼드라든 영향이다.
영업손실이 장기화되며 자본총계(231억원)가 납입 자본금(292억원)과 역전되는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전년보다 113억원이 줄었다. 수년째 영업적자를 내면서 결손금이 크게 불어난 상태다. 지난해 말 결손금은 861억원을 넘어섰다.
부분자본잠식이 이어지면서 신제품 투자도 비교적 소극적으로 이어졌다.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시장환경 등 구조적인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기 위해선 비용 절감밖에 답이 없었다. 회사는 지난해 전체 임직원의 40%를 감축했다. 대표이사도 급여도 무급으로 전환했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발행예정주식의 총수 변경을 추진한다. 이달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관련 안건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회사가 공시한 주주총회소집공고를 살펴보면 제2호 의안으로 정관 변경 안건을 올렸는데 이를 주주로부터 승인받을 경우 1억주로 정해진 주식발행한도는 1억500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2020년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 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 수를 크게 증가했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도 크게 늘었다. 회사의 발행주식 추이는 2019년 159만주 → 2020년 말 4738만주 → 2021년 말 5664만주(기업공개 신주 포함) → 2023년 9월 말 5803만5091주 → 현재 5845만4091주(스톡옵션 신주 포함)로 증가했다. 주식수는 4년 새 약 35배 넘게 증가했다.
제주맥주는 문혁기(1979년생) 대표가 2015년 설립했다. 미국 뉴욕 수제맥주사 브루클린과 합작해 엠비에이치홀딩스를 설립하고 제주맥주를 만들었다. 엠비에이치는 제주맥주의 최대주주로, 지분 15.1%를 보유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2021년 5월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 제도)을 통해 증시에 입성해 이목을 끌었다. 상장 첫 해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88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냈다. 최근까지 누적 실적은 더욱 악화한 모습이다.
실적 부진과 불확실한 시장 전망 등으로 주가는 빨간불이 켜졌다. 주가는 14일 장마감 기준 공모가(32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09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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