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고, 업계 평균 3배 급증, 국내 판매 저조 영향
- 매출 9.3% 증가할 때 재고자산은 100% 증가
- 재고자산 회전수 15.33회 → 8.14회 반토막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KG모빌리티(전 쌍용자동차)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지난해 영업손실에서 벗어난 가운데 재고자산이 급증해 눈길을 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7402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최근 1년 새 28% 이상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1200억원 넘게 적자를 보던 것에서 340억원 이상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재고자산이 1697억원에서 4845억원으로 3147억원 상승했다. 재고자산은 연결기준으로 분석해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2022년 2533억원에서 지난해 5655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1년 새 재고자산 규모가 100% 넘게 증가한 곳은 ‘KG모빌리티’가 유일하다. 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 50곳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평균 30%대다.
일반적으로 재고자산은 상품, 제품, 반제품, 원재료 등을 의미한다. 재고자산 증감률에 따라서 경영 여건의 리스크 유무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동종업계 재고자산과 동향을 대입해 분석하면, 해당 회사의 미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나침판이 된다.
자동차 제조업은 사업 규모가 커지면 재고자산도 증가하는 산업 특성이 있다. KG모빌리티의 경우는 산업 특성이라기보다는 생산량 대비 판매량이 못쫏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3% 증가하는데 그친데 반해, 재고자산은 약 2.2배 늘었다.
지난해 KG모빌리티의 완성차 생산량은 12만6791대다. 같은 기간 회사의 전체 판매량은 11만6099대를 기록했다. 생산량과 판매량 사이에 약 1만대 갭이 생겼다.
시간을 더 뒤로 가서 2021년, 2022년의 생산량과 판매량을 살펴보면 ▲2021년 생산은 8만2009대, 판매는 8만4496대 ▲2022년 생산은 11만5329대 판매는 11만3960대로 지난해 두 지표의 불균형이 유독 심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재고자산 회전수에서도 매출과 재고 처리 속도의 불균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G모빌리티의 연환산 매출원가를 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으로 나눠보면 2022년 15.33회에서 작년 8.14회로 줄었다. 즉 재고 처리 속도가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는 KG모빌리티 생산능력이 확대된 해다. 그런데 내수 판매는 6만3345대로 전년(6만8666대) 보다 감소하며 고전했다. 수출로 5만2574대(전년·4만4994대)를 팔며 고군분투했지만 생산량을 쫓아가진 못했다.
재고자산이 급증하자 매출채권,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은 두 배로 높아졌다. 작년 KG모빌리티 운전자본은 52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362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현금 부담이 커지자 회사는 지난해 3월 전환사채(1085억원)와 12월 신주인수권부사채(1505억원)를 발행해 현금을 조달했다. 단기차입금은 2022년 말 기준 제로(0)였으나 지난해 말 454억원으로 불어난 상태다.
업계는 수년간의 적자투성이였던 KG모빌리티 실적이 지난해 개선됐지만, 부채비율(2023년 말 기준 147.7%) 등 전반적인 재무지표가 안정권에 접어 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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