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9월말 롯데건설 31.6%, 포스코이앤씨 25.04%...특히 포스코이앤씨는 작년 9개월동안 39% 급증
-공사원가 급증에 무리한 저가수주 등도 원인.
-포스코이앤씨측은 전액 수금 가능하다고 설명. 올들어 CEO 바뀌면서 수주기조도 확 바뀌고 있어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들 중 특히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가 크게 늘어나면서 위험 수준이라는 매출 대비 25%선을 작년에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청구공사란 건설사가 사업을 따낸 뒤 공사는 진행했지만 공사 진행 정도 만큼 아직 청구하지 못한 돈을 말한다. 보통 수주 건설사가 산정한 사업 진행률이 사업주가 인정한 공사 기성률보다 크면 미청구공사가 발생한다.
저가 수주에 따른 예정원가 과소계상, 설계 변경-구매조달 지연-공정관리 실패 등에 따른 공기 지연, 원가 상승, 시운전 결함에 따른 추가공사 등으로도 자주 발생한다.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는 미분양이나 시공비 증액 갈등 여파 등 때문에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청구공사가 증가하더라도 총 예정원가가 증가하지 않을 경우 큰 문제가 없으나 총 예정원가가 늘어나 도급금액을 초과할 경우 잠재적 손실요인이 되며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유동성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미청구공사가 갑자기 급증하면서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이 25%를 넘으면 위험 신호로 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 기준 국내 10대 건설사들 중 작년 미청구공사 흐름에 특히 이상 조짐이 컸던 곳은 시공능력 8위 롯데건설과 7위 포스코이앤씨 등 2곳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결기준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이 25%를 넘는 10대 건설사는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러나 22년에는 롯데건설(39.8%)과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를 겪은 HDC현대산업개발(28%)이 연중 25%를 넘겼다. 작년 9월말 기준으로는 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27.3%)과 롯데건설(31.6%), 포스코이앤씨(25.04%) 등 3사가 이 선을 또 넘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는 이 비중이 다시 17.99%로 크게 떨어져 안정선을 되찾았다. 현대건설이나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초대형 건설사들은 연중에 는 이 비중이 크게 올랐다가 연말이면 다시 안정되는 패턴을 그동안 계속 보여왔다.
롯데건설의 경우 고금리 조짐에도 계속 왕성한 수주활동을 벌이다 22년 말부터 부동산PF 자금경색으로 최근까지도 큰 곤욕을 치렀다. 그 여파 때문인지 22년 9월말 39.8%까지 올랐던 이 비중이 22년 말 24.7%로 떨어졌다가 23년 9월말 31.6%로 다시 치솟았다.
23년 1~9월 롯데건설의 연결기준 매출은 4조8747억원인데 비해 미청구공사 등 계약자산은 23년 9월말 1조5444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약간 떨어졌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이앤씨의 연결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22년 9월말 17.5%, 22년 말 14.1% 등으로 안정세였으나 작년 9월 말 25.04%(연결기준)로 갑자기 급증했다. 미청구공사 규모는 22년 말 1조3323억원에서 23년 9월 말 1조8516억원으로, 9개월 동안 5193억원(38.9%)이나 늘어났다.
작년 말 이 비중 역시 약간 떨어졌을 수 있으나 경쟁 건설사들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건설의 경우 계약자산(미청구공사) 규모는 22년 9월말 1조6426억원에서 23년 9월말 1조5444억원으로, 오히려 약간 줄었기 때문에 작년들어 미청구공사 증가 규모는 10대 건설사 중 포스코이앤씨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에다 건자재값 폭등 등으로 공사원가가 급증하자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신규 수주에서 한발씩 빼는 움직임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포스코이앤씨는 ‘무리한 저가수주’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계속 적극적이었던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들어 포스코이앤씨는 CEO(최고경영자)가 포스코그룹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으로 바뀌면서 지나치게 공격적인 수주는 많이 자제하는 모드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8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투자설명서에서 “당사의 미청구공사는 대부분 사업부문별 공정 진행의 특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금흐름 불일치에 의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으로, 계약 변경의 사유가 없는 한 계약의 수주 잔고 범위 내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는 전액 수금 가능한 것으로 예상돤다”고 설명했다.
또 “당사는 미청구공사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발주처와 계약 체결시 관련 조건을 협의하고 있으며, 미수채권 회수를 위해 회사내 별도 전담 인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영업 및 재무측면의 완충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현재 수준의 미청구공사가 재무안정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대규모 손실로 이전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주요 사업장별 미청구공사금액은 삼척 친환경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이 약 1217억원, 방글라데시 Matarbari USC Coal Fired Power Project가 약 684억원,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EPC가 약 1251억원, 자체사업인 광주오포 2차 공동주택 개발사업이 약 1282억원 등이다.
특히 삼척 친환경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은 발주처와 계약조건 및 공사 일정에 대한 원활한 협의가 이루어졌으며, 공사 연장이 예정되어 있다고 포스코이앤씨는 설명했다.
한편 다른 10대 건설사들의 작년 말 기준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을 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9.55%, 대우건설 11.1%, GS건설 9.4%, DL이앤씨 11.1% 등이다. 이들도 작년 9월말에는 이 비중이 대부분 올라갔지만 그래도 20% 선은 넘지 않았다.
아직 작년 말 통계가 나오지 않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9월말 기준 17.89%, SK에코플랜트 18.8% 등이다. 분기보고서가 공시되지 않는 시공능력 10위 호반건설의 22년 말 이 비중은 13%였다.
'게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미경]PF 신용공여의 늪...이우성 사장, 실적 부진에 커지는 고민 (0) | 2024.03.13 |
---|---|
[뉴스웨이브][게이트]KG모빌리티, 재고자산 2.2배 증가...“내수 약빨 끝났나” (0) | 2024.03.13 |
[뉴스웨이브][게이트]새단장 끝낸 광무 제천공장 '활용법' (0) | 2024.03.12 |
[뉴스웨이브][게이트]새마을금고, 다시 고개든 ‘부실’...“최훈, 수익성 개선할까” (0) | 2024.03.11 |
[뉴스웨이브][현미경]아모레 中법인,5년새 매출 60% 급감...자산도 3분의 2로 '뚝' (0) | 2024.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