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2019년보다 60%% 감소...자산 및 당기순익, 각각 36.2%, 260% 급감
-중국 최대 판매법인 모기업인 홍콩 중간지주사, 작년 858억 손상차손 인식
-중국 소비 둔화에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소비 열풍이 원인
-미국으로 눈길 돌리고 있으나 아직 본궤도 못올라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작년 아모레퍼시픽 중국 판매법인들의 화장품 등 매출이 전성기였던 5년 전에 비해 58.7%, 자산규모는 36.2%나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소비 둔화에다 자국 중저가 브랜드 선호 열풍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최대 판매법인의 모회사인 홍콩 소재 중간 지주사는 작년에 858억원의 손상차손을 한꺼번에 인식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생긴 이후 최대규모 손상차손이다.
손상차손은 회수 가능한 자산가치가 장부가보다 현저하게 하락할 때 그 차액을 미리 장부상 비용 또는 손실로 처리하는 것이다. 경기 악화나 해당 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자산가치가 계속 떨어질 때 동원하는 회계장부 처리 방법이다.
11일 아모레퍼시픽과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3년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중국내 최대 화장품 판매법인인 AMOREPACIFIC Trading Co.Ltd.의 2023년 매출은 5405억원으로, 22년 7648억원에 비해 29.3%나 감소했다.
이 법인의 매출은 2016년 1조921억원, 17년 1조2119억원, 18년 1조2805억원, 19년 1조3226억원 등으로 2019년까지 계속 증가했다. 그러다 2020년 1조1425억원으로 첫 감소했다가 21년에는 1조1837억원으로 다시 약간 증가했다.
하지만 22년에는 7648억원으로 한해 동안에 다시 35%나 급감했다. 이어 작년에도 급감세를 이어간 것이다. 매출이 피크였던 2019년과 비교하면 작년 매출은 5년 사이에 59%나 줄었다. 5년 사이에 절반 이상 줄어 들었다.
이 회사의 자산도 자산이 가장 많았던 2019년 말 6701억원에서 작년 말 2865억원으로, 역시 절반 미만으로 급감했다.
이 회사는 2016년 216억원, 17년 413억원, 18년 342억원 등 2018년까지 매년 견조한 이익을 냈으나 역시 2019년부터 적자로 빠져들었다. 19년 -617억원, 20년 -565억원, 21년 -1151억원, 22년 -618억원, 23년 -804억원 등이다. 19년 이후 5년 동안 누적적자가 3755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홍콩 소재 중간 지주사인 AMOREPACIFIC Global Operations Limited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회사와 함께 중국내 양대 화장품 판매 현지법인이랄 수 있는 AMORE Cosmetics (Shanghai) Co.Ltd.란 회사가 또 있다. 상하이에 소재한 이 회사의 지분 100%는 아모레퍼시픽 한국 본사가 직접 갖고 있다.
이 상하이 법인의 매출 역시 2018년 1824억원으로 피크를 이루었다가 19년 1769억원, 20년 1463억원, 21년 1322억원, 22년 875억원, 23년 780억원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역시 6년 만에 매출이 반토막 이상 났다.
이 상하이 법인의 당기순익 또한 2019년에 401억원으로 피크에 달했다가 20년 259억원, 21년 158억원, 22년 2.8억원, 23년 24.7억원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적자는 아니다.
이 양대 법인의 2023년 매출을 합하면 5년 전인 2019년보다 58.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자산 및 당기순익 감소율도 36.2% 및 260%에 각각 달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1993년 선양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상하이 법인을 설립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 등으로 폭풍 성장을 거듭, 아모레퍼시픽 전체 매출의 최대 효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기 쯤부터 성장이 한계에 부닥쳤다. 국내 경쟁기업인 LG생활건강도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 중국 양대 판매법인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779억원이나, 본사의 직간접 손실 등까지 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이 작년 중국에서만 1천억원 안팎의 적자를 입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화장품 판매가 이처럼 최근 5년 이상 부진을 거듭함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전체 연결 매출도 2019년 5조5801억원에서 작년 3조6739억원으로 5년 동안 34%나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278억원에서 1,081억원으로, 무려 74% 급감했다.
아모레나 LG생활건강 모두 중국 영업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미국 등 다른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미국 법인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2556억원으로, 22년 1593억원에 비해 60%나 급증했다.
그러나 당기순익은 22년 2억 적자에서 23년 49억 적자로, 작년에 순손실 규모가 더 늘었다. 아직 중국시장을 대체할만한 정도까지는 못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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