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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파멥신 ‘상폐 위기감 고조’…1년간 4번 바뀐 ‘최대주주 잔혹사’

-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누적벌점 15.5점
-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
- 김정규 회장 측 파멥신 자금지원 공식적인 입장 없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항체 치료제 개발 업체 파멥신의 주식거래가 정지되며 '상장 폐지' 위기가 턱 밑까지 차올랐다. 잦은 최대주주변경, 자금조달 난항, 거래소 벌점 누적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파멥신은 최근 1년간 최대주주가 4번 바꿨다.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유진산 대표 → 개인투자조합 유콘파트너스 → 개인투자자 최모 씨, 남모 씨 → 타이어뱅크 순으로 변경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6일 파멥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업으로 지정했다. 지난 2월 13일 파멥신을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 조사에 이은 조치다. 앞서 거래소가 15영업일간 추가 조사를 통해 내린 결정인 만큼 상장폐지 가능성은 높다. 

거래소에는 파멥신에 대해 오는 27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주식거래는 상장폐지사유 해당여부 결정까지 정지된다. 

파멥신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멥신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파멥신다이아몬드클럽동반성장에쿼티제1호조합'를 상대로 30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 절차를 밟았다. 잔금은 유콘파트너스가 지급하기로 했지만 유콘파트너스의 대금 납입은 불발됐다. 이 사건으로 파멥신 지분은 대규모 반대매매로 매도됐다.

추진한 유상증자가 철회되며 공시 번복이 잇따랐다. 결국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누적벌점 15.5점이 되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파멥신 증권정보. 사진=네이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상장법인의 성실한 공시의무이행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다. 당해 부과 벌점이 8점 이상일 때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며, 1년간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

파멥신은 지난 2008년 연구원 출신인 유진산 대표가 설립했다. 2018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당시 공모를 통해 48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황반변성 치료제인 'TTAC-0001'과 췌장암 치료제인 'PMC-001'이다.

회사는 매년 약 100억원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사용한 R&D 비용은 71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1억원인 걸 감안하면 현금은 곧 바닥을 드러낼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6일 타이어뱅크와 타이어뱅크 최대주주인 김정규 회장, 특수관계자 12명은 50억원을 들여 파멥신 신주 160만7718주(13.31%)를 취득했다.

파멥신 유상증자에는 타이어뱅크 20억원(160만7718주), 김 회장 7억원(56만2697주), 김 회장 자녀인 김성연 씨(8억원), 김수연 씨(5억원) 등도 참여했다. 

증권가는 신약 개발 경험이 전무한 타이어뱅크가 파멥신을 인수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타이어뱅크는 2013년 이후로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 없는 회사다. 2022년 기준 별도 매출액은 4153억원이다. 전년 대비 9.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87억원, 500억원으로 전년 보다 67.1%, 66.5%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75억원, 총자산은 61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29일 열린 파멥신 임시주주총회에서 파멥신 사내이사 6명 중 5명이 타이어뱅크 측 인물로 메워졌다. 김 회장은 3년간 무보수로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

김 회장은 아직 파멥신 자금지원 규모와 상장폐지 관련 대응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