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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허정석의 공든 탑, ‘알피니언’... 매출 절반도 못 채워

- 허정석 부회장, 박현종 대표 영입 등 직접 인큐베이팅
- 매출 3년 만 역성장, 영업손실 7억, 당기순손실 15억 적자전환
- 독일, 중국법인 완전자본잠식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일진그룹 계열 의료기기업체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이하 알피니언)이 지난해 역성장했다.

일진홀딩스에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알피니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하락했다. 매출 역성장은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뒷걸음질 쳤다. 영업손실 7억원, 당기순손실 1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적자전환했다.

알피니언은 진단용 초음파 기기, 트랜스듀서 및 치료용 초음파 기기(HIFU)를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HIFU) 기술을 활용한 자궁근종 치료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 독일, 중국 3개의 법인과 82개의 해외 대리점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전 세계에 초음파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알피니언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현재 해외법인은 독일(Alpinion Medical Deutschland GmbH), 미국(Alpinion US INC), 중국(Alpinion Guangzhou Medical Systems CO., LTD.) 등 3곳이다. 이들 회사는 모두 2022년 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독일과 중국법인은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지며 알피니언 재무 악화에 일조했다.

알피니언(전 바이메드시스템)은 일진홀딩스가 2008년 102억원을 들여 지분 78.59%를 인수했다. 당시 회사의 공동대표이사는 허정석 부회장이었다. 일각에서는 부친인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알피니언 인수에 막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알피니언은 허 부회장의 계열사로 분류된다.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그래픽=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허 부회장은 사명을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으로 바꾸고 회사를 인큐베이팅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2021년 삼성전자 출신 박현종 대표를 스카우트하는 등 인재영입을 직접 챙겼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 이란사업총괄, 삼성메디슨 전략마케팅팀장을 역임했다. 박 대표 영입 이듬해 알피니언은 매출 760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성능 라인 X-CUBE 매출 비중이 2배 증가함으로써 라인업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자신감을 얻은 경영진은 고급형 초음파기기 출시를 통해 2023년 1000억원 매출과 두 자릿수 수익률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일진홀딩스의 종속회사가 대부분 상장사로 이뤄진 탓에 투자은행(IB)업계는 향후 알피니언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허 부회장이 영입한 김태윤 일진홀딩스 전무는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김 전무는 알피니언의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애경그룹 재직 시 제주항공 IPO 실무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허 부회장은 일진홀딩스 주식 1437만1923주(29.12%)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2008년 7월 지주회사로 출범한 일진홀딩스 배당수익, 브랜드 로열티 등 지주회사로서의 수익사업 외에 별도의 사업은 영위하지 않는다. 2023년 9월 말 누적(연결기준) 매출 1조600억원, 영업이익 455억원, 당기순이익 397억원을 기록했다. 이전 실적을 살펴보면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339억원, 영업이익 449억원, 당기순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

일진전기 및 일부 종속회사들을 제외한 주요 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편이다. 이 때문에 허 부회장 입장에서는 알피니언의 실적 반전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