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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주가 반토막 난 ‘와이제이엠게임즈’… CB 조기상환 쏟아지나

- 주가 상승에 베팅…표면이자율·만기보장수익률 0%
- 채권자, 주식 전환 시 손실, 풋옵션 줄이어
- 자본 확충 실패, 현금창출력 개선 '숙제’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와이제이엠게임즈가 발행한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풋옵션, Put Option)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악의 경우 75억원을 모두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청구비율에 따라 투자자에 현금으로 돌려줘야 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와이제이엠게임즈가 2021년 8월 말 발행한 CB 75억원에 대한 풋옵션 신청 창구가 최근 열리자 전체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15억원어치가 몰려들었다. 앞서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지난해 8월에도 CB 일부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사채권자에게 22억5000만원을 되돌려줬다. 현재 남은 4회차 CB는 35억원이다.

전환사채는 발행 당시에는 채권 성격이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풋옵션 채권자가 만기 전에 회사에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회사 입장에서는 채권자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하니 풋옵션 행사자에게 채권을 되사들여야 한다.

풋옵션 신청 요구가 몰리자 와이제이엠게임즈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풋옵션 신청이 100%에 도달한다면 와이제이엠게임즈는 4회차 CB 75억원 전액을 현금 상환하는 셈이다. 회사의 2023년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0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투자자들의 풋옵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데는 지지부진한 주가 영향이 크다. 와이제이엠게임즈 CB의 전환가는 1938원(최초 전환가액 2794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8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환가액이 주가보다 높을 경우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데, 주가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CB 보유자들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손실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원유니버스)가 서비스하는 NFT기반의 게임 '챔피언스 아레나'. 사진=와이제이엠게임즈

해당 CB의 만기는 풋옵션 행사 기간이 2026년 4월 30일까지이지만 주가부양 동력이 없을 경우 투자자들로선 오래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자율이 높으면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수익을 실현하는데, 표면이자율 및 만기보장수익률 0%다. 발행 당시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주가 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표면이율은 1년간 발행 기업이 지급하는 이자를 액면으로 나눈 것이다. 즉 표면이율이 0%라는 것은 투자자들이 1년간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이자율이 '제로(0)'라는 의미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약속한 수익률(만기보장수익률)도 '0%'이다. 앞으로 2년 동안 계속 보유하더라도 이자율은 '제로(0)'다. 지난 3년 사이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국고채 3·5년물의 금리는 모두 3%대인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기다리기보다 원금을 중도에 상환 받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CB를 자본자본으로 녹이기 위해서 와이제이엠게임즈는 50% 이상 하락한 주가를 전환가(1938원)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그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와 함께 와이제이엠게임즈의 자본잠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 창출 현금흐름은 25억원 남짓인 상황에서 자본은 2022년 말 83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80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회사는 외부 자금도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40억원을 확충했다. 순손실 누적으로 인한 이익잉여금 유출로 결손금이 늘면서 자본 확충이 시급해진 탓이다. 결손금이 늘어나면 자본은 줄어든다.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현재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외형성장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창출력이 악화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