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시제품 수익성 악화 우려
- 지난해 스타트업 ‘알디솔루션’에 45억원 지분투자
- 리튬값 두 달째 10만 위안 밑…소재 업계 적자 공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이차전지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투자한 알디솔루션의 폐배터리 재활용 시제품이 수익성을 둘러싸고 시장과 괴리가 발생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 업계에서는 기술 검증 이 난제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원자재 가격까지 폭락하며 사업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 시장은 사업이 정상속도를 내지 못한 채 장기화하면 결국 금융 부담이 늘어나 재무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투자한 알디솔루션의 재활용 시제품 기술 검증이 올 상반기로 연기됐다. 이에 관련한 설비 투자 계획도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코오롱인더스트는 자사의 생산 고도화 노하우를 알디솔루션의 폐배터리 처리 원천 기술에 접목시켜 지난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었다.
기술 검증이 연기된 배경은 시제품 생산에 대한 경제성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 가격은 광물 가격보다 낮아야 경쟁력을 지니는데 최근 광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만든 시제품의 채산성이 크게 훼손됐다.
동종 업체인 성일하이텍의 경우 지난해 4분기 9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어닝 쇼크를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역시 리튬을 비롯한 주요 광물 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리튬 가격이 두 달 넘게 10만위안(약 1847만원)을 밑돌자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이달 7일 8만8500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5일 9만 5500위안으로 10만위안 아래로 하락한 이후 두 달 째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11월 당시 최고가였던 톤당 58만1500위안과 비교하면 1년 3개월 만에 84%나 추락한 셈이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규모가 2030년 약 60조원에서 2040년 약 200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신사업으로 이차전지 소재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낙점하고, 지난해 4월 알디솔루션에 45억원을 투입해 2대주주에 올랐다.
알디솔루션은 2020년 설립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다. 자동차배터리,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에서 폐배터리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알디솔루션은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고순도의 유가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중저온 방식의 고효율 건식 공정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폐배터리의 파쇄·분쇄 과정 없이 유가금속을 90% 이상 회수하는 기술은 경쟁력으로 꼽힌다.
앞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2년 7월 차세대 음극재 소재 시장 진입을 위해 국내 유일의 리튬메탈 음극제 제조업체인 니바코퍼레이션에 10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1957년 4월 12일 창립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전신은 한국나이롱이다. 1963년 8월8일 국내최초의 나일론 원사 공장의 준공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9년 12월 3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 코오롱에서 분할해 나왔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5.1% 감소한 15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조612억원으로 5.7% 감소했다.
'게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스웨이브][게이트]광무, 사업재편 빨라진 투자시계 해법은 ‘지분투자’ (0) | 2024.02.19 |
---|---|
[뉴스웨이브][현미경]몸통 흔드는 ‘신세계건설’, 웩더독 빠진 ‘이마트’…시험대 오른 정용진 (1) | 2024.02.16 |
[뉴스웨이브][게이트]한독 '역성장'…국내 판권 종료에 '발목’ (1) | 2024.02.14 |
[뉴스웨이브][현미경]GS리테일 허연수 부회장의 신사업투자들, 속속 실패 조짐 (0) | 2024.02.14 |
[뉴스웨이브][IPO]‘완전자본잠식’ 피노바이오, 상장 철회…임상진행도 가시밭길 (1) | 2024.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