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매출액 3.9%↓, 영업이익 55.8%↓, 당기순손실 280억원
- 손실 원인은 ‘솔리리스’, ‘울토미리스’ 판권 종료
- 최대주주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배당으로 7억 챙겨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한독이 지난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등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제의 국내 판권 종료 여파가 발목을 잡은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PNH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체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독이 6일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227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9%, 55.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106억원) 대비 386억원 줄어든 28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실적 하락은 4분기 영향이 크다. 4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1239억원. 영업손실은 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9%, 129% 감소한 수치다.
특히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90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255% 하락했다.
지난해 분기별 당기순이익이 1분기 35억원, 2분기 3억원, 3분기 5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분기 손실이 역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손실의 원인은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등 판권 계약 종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두 제품의 매출은 258억원으로 전년 동기(387억원) 대비 129억원(33.42%) 감소했다. 재고를 소진하면서 남은 물량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매출이 힘을 쓰지 못했다.
울토미리스와 솔리리스는 한독에 500억원대 매출을 안겨주는 주력상품이었다. 2022년까지만 해도 한독 의약품 매출의 27.75%를 담당했다.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는 희귀질환 치료제로 미국 제약사인 알렉시온이 개발한 의약품이다. 한독은 2012년 알렉시온으로부터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알렉시온을 인수합병하면서 한독의 국내 판권은 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 넘어갔다.
최근 한독은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 소비(Swedish Orphan Biovitrum, Sobi)와 희귀질환 비즈니스를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해 대체재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한독은 지난해 10월 소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첫 번째 협력 사업의 하나로 소비의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성인 환자 치료용 '엠파벨리',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성인 환자 치료용 '도프텔렛'의 국내 허가를 진행 중이다.
한독과 소비는 올해 상반기 중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앞으로 소비의 혁신적인 희귀질환 치료제들을 지속적으로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회사가 대체재 찾기에 고심하는 가운데, R&D 비용은 급증했다. 지난해 약 360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6.87%를 4분기에 대입해 추산해 본 값이다. 이를 전년(53억원)과 비교해 보면 17.46%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R&D 비용은 272억원을 지출했다.
R&D 비용중에는 인건비와 위탁용역비용의 증가폭이 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인건비는 71억원, 위탁용역비는 132억원이다. 4분기 누적 추정치에 대입하면, 각각 전년 대비 6.86%, 31.63% 증가율을 보인다.
현재 역성장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열쇠는 헬스케어사업이다. 한독은 현재 내부 헬스케어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김미연 전 제뉴원사이언스 CEO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사장은 헬스케어 전문가로 사업 구조 효율화 등 체질 개선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헬스케어 매출은 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54% 증가했다.
한독은 1954년 설립됐다. 2013년 한독약품에서 한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주요 사업부문은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시약 및 의료기기 ▲컨슈머헬스 ▲기타 등이 있다. 대표 상품은 케토톱과 훼스탈 등 일반의약품과 당뇨병 치료제인 테넬리아, 아마릴 등 전문의약품 등이 있다.
최대주주는 오너 일가의 가족 기업인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은 한독 지분 17.69%를 보유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김영진 한독 회장 13.7%, 김 회장 두 아들인 김동한 경영조정실 상무, 김영진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대표가 각각 0.02% 지분을 들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 상무는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지분 31.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실상 한독그룹의 지배권은 김 상무가 쥐고 있는 셈이다.
2001년 말 설립된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은 설립 이후 20년 동안 자체 매출은 전혀 없다. 한독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이 수익원이다.
한독은 지난 6일 주당 300원씩 총 41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억2500만원이 김 상무가 최대 주주로 있는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로 배당된다. 한독은 매년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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