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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삼양사, 총차입 1조 넘었다...영업이익률도 '뚝'

- 총차입금 1조423억, 4년 전 보다 37.3%↑
- ‘타사 지분 인수, CAPEX’ 원인 지목
-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절반 가까이 증발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삼양사의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인수와 설비투자 비용 등을 감당하기 위해 재무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측면에서도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23일 삼양사 연도별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장·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 사채 등)은 1조423억원을 기록했다. 4년 전(2019년) 7590억원 대비 37.3% 상승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순차입금 규모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580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4739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2022년 4528억원, 2021년 664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2년 말 6663억원까지 확대됐다.

차입금이 늘어난 건 케이씨아이, JB금융지주 등 잇따른 타사 지분 인수와 종속회사인 삼양패키징 설비투자 등으로 운전자본에 변동이 생긴 영향이다. 투자 활동과 자본적지출(CAPEX) 비용은 고스란히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2021년부터 소재식품과 화학 사업에서 원재료비 매입 단가가 높아지면서 삼양사는 원가 부담이 급증했다. 원가율 상승은 영업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최근 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0년 1116억원, 2021년 826억원, 2022년 820억원으로 감소했다. 

원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도 부담이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말 5.4%에서 2022년 말 3.1%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삼양사 CI

이에 따라 현금흐름은 요동쳤다.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2020년 702억원, 2021년 -1522억원, 2022년 –54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이후 FCF는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FCF는 672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4615억원이다.  

FCF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차입금 증가에 따른 재무부담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현금을 쌓기 어려운 구조에서 회사는 차입금을 줄이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보수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낙현 삼양사 대표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현금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실행할 것"이라며 자금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차입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원가 변동성이 커지자 재무 구조의 안정화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삼양사는 2011년 삼양사(현 삼양홀딩스)에서 식품·화학 사업부문이 인적분할 돼 설립 됐다. 인적분할 이후 삼양제넥스 흡수합병과 벤처기업 크리켐 인수, 삼양홀딩스의 무역사업부 영업 양수, 생활용품업체 케이씨아이 인수 등을 단행하며 몸집을 불렸다.

식품(제당, 제분, 유지)과 화학(폴리카보네이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이온수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 사업의  매출 비중은 각각 58.04%와 41.4%다. 

제당·전분당 사업의 경우 국내 점유율 2위로 시장 장악력은 큰 편에 속한다. 1976년 울산 제당공장에서 설탕을 더 하얗게 만드는 이온교환수지를 개발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온교환수지는 0.3~1㎜ 내외 알갱이 형태의 합성수지로 스펀지처럼 특정 물질을 빨아들여 정제하는데 활용된다. 2011년 초순수용 이온교환수지 개발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정제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5년에는 효성그룹 계열인 아셉시스글로벌을 종속회사인 삼양패키징이 합병하면서 PET사업기반을 갖췄다.

자산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3조원, 최대주주는 지분 61.83%(보통주)를 들고 있는 삼양홀딩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