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창업주 장손인 허준홍 삼양통상대표, 올 연초부터 계속 장내매수
-GS지분율 3.34%로 허씨 4세들 중 1위, 전체 허씨 주주들에서도 3위로 껑충
-22년 자기가문 기업으로 돌아간 뒤 계속 사모아. 장손 영향력 유지하고 차기 그룹 회장직도 한번 노려보는 듯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최근 몇 년간 매년 GS그룹 지주회사인 ㈜GS의 지분을 사 모으던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사장이 올 들어서도 어김없이 연초부터 GS 지분을 장내 매수하고 있다.
허 대표(48)는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손(長孫)이다. 허만정의 장남인 고(故)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이 할아버지, 허정구의 장남인 허남각(85) 현 삼양통상 대표이사 회장이 아버지다. 허남각 회장의 장남이이서 전체 GS 오너 일가 4세들 중에서도 정통 장손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준홍 대표는 지난 16~19일 매일 장내에서 GS주식 3만1673주를 사 모았다. 이에 앞서 지난 2~10일에도 5차례에 걸쳐 7만6000주, 또 작년 10월 17~24일에도 5회에 걸쳐 모두 6만5000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작년 10월 말이나 올들어 최근 GS 주가가 주당 4만원 선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허 대표가 작년 10월 이후 주식 장내매수에 쏟은 돈은 7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계속된 장내 매수로 허 대표의 GS 지분율은 지난 19일 기준 3.34%(보통주 기준)로, 허씨 4세 ‘홍’자 돌림들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1위다. 4세들 중 허 대표 다음으로 높은 사람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2.37%), 허서홍 GS 부사장(2.15%), 허철홍(1.37%), 허석홍(1.08%), 허선홍(1.01%) 등의 순이다.
허 대표 지분율은 GS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명단에 올라 있는 전체 허씨 2~5세 47명을 통틀어서도 3위다. 그보다 지분율이 높은 허씨는 아버지 항렬들인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5.26%)과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4.75%) 뿐이다. 허용수 사장(55)은 창업주의 5남인 고(故) 허완구 전 승산 회장의 장남이다.
허준홍 대표의 바로 위 누나 허정윤씨도 작년 12월6일부터 지난 2일까지 모두 11만3200주를 장내 매수, GS 지분율을 0.47%로 높였다. 이로써 창업주 장남인 허정구 집안의 전체 GS 지분율은 허남각(1.96%), 허동수(1.79%), 허세홍(2.37%), 허자홍(0.36%), 허광수(2.19%), 허서홍(2.15%), 삼양통상(0.12%), 허지영 장학재단(0.06%) 등 모두 14.81%에 달한다.
창업주의 8남 중 그동안 지분율이 가장 앞섰던 3남 고(故) 허준구 전 금성전선 회장 집안의 합계 지분율 16.31%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허준구 가(家)는 허창수 전 GS 회장(4.75%)을 비롯, 허윤영(0.35%), 허윤홍(0.53%), 허정수(0.12%), GS네오텍(0.08%), 허철홍(1.37%),허두홍(0.63%), 허진수(1.37%), 허치홍(0.83%), 허진홍(0.75%), 허명수(1.41%), 허주홍(0.77%), 허태홍(0.60%), 허태수(2.12%), 허정현(0.63%) 등이 지분을 갖고있다.
허준홍 대표는 고려대, 미국 콜로라도 대학원을 거친 후 2005년 GS칼텍스에 입사, 2018년 부사장까지 올랐다가 2022년부터 삼양통상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삼양통상은 창업주 장남 고 허정구 회장이 설립했다. 허정구 가문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로, 국내 2위 가죽 제품 전문기업이다.
작년 1~9월 연결기준 매출 1,316억원에 200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을 정도로, 작지만 탄탄한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에서도 허 대표는 지분율 25%로, 최대주주이며, 아버지 허남각 회장( 20%)이 2대 주주다.
GS 4세들 중 장손에다 지분도 가장 많던 허 대표가 2022년 갑자기 자기 가문 기업으로 돌아가자 재계에서는 차기 GS 회장 자리를 포기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계속 이처럼 GS지분을 4세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늘리자 그 배경에 관심과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GS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창업자 장손으로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경우에 따라선 차기 GS 회장도 한번 노려 보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고 말했다.
현재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창업주 3남 허준구 가문의 5남으로, 장남인 허창수 초대 GS회장에 이어 허준구 가문이 그동안 계속 그룹 회장 직을 맡아왔다. 허준구 가문이 GS회장 직을 계속 맡고 있는 것은 LG와 GS그룹 창업 과정에서 허만정 창업주 아들들 중 아무래도 허준구 전 회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지분도 가장 많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에서는 현재 GS 4세들 중에서는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허서홍 GS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대표 등이 허태수 회장의 뒤를 이을 회장 후부군들로 보고 있다. 이들 중 허창수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사장(45)만 창업주 3남 가문 소속이다.
허준홍, 허세홍, 허서홍 등 3인은 모두 창업주 장남 가문이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54)은 ‘홍’자 돌림들 중 가장 연장자로, 허정구의 차남인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허서홍 부사장(46)은 허정구의 3남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회장의 장남이다.
창업주 장남인 허정구 가문이 유력 후보군 4명 중 3명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이 그룹 회장 직을 허준구 가문에서 뺏어올(?)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경력이나 나이 상으로는 허세홍 사장이 선두 주자로 보이지만 장손인 허준홍 사장도 여기서 빠질 수 없다는 듯이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는 셈이다.
현 허태수 그룹 회장은 현재 만 66세여서 수년 내에 차기회장이 오너 4세들 중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허창수 GS그룹 초대 회장은 만 71세 때인 2020년 회장 직을 막내 동생 허태수 회장에게 물려준 바 있다.
GS그룹은 장자 승계 같은 뚜렷한 승계 원칙 없이 가족 또는 가문 원로들 협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무 실적과 능력, 평판, 나이 등을 종합 고려해 추대한다고 한다.
현재까지 보유 지분율은 큰 의미가 없었다. 현재 GS그룹은 47명에 달하는 허씨들이 지분을 조금씩 나눠 갖고 있고 지분율 차이도 크지 않아 지분율로 회장을 정하기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이 심할 경우에는 지분율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문 전체 지분율은 창업주 3남 허준구 가문과 장남 허정구 가문이 압도적인 양강 체제이고, 인재 풀도 가장 많아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들 두 가문에서 계속 그룹 회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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