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사회 열어 2천억 사모사채 발행 결의. 금융기관 1,400억원 인수
-나머지 6백억은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가 인수. 그룹차원 지원 총동원된듯
-태영사태로 공모 회사채 발행 어려워 사모사채로 뚫어. 숨통 트일지 주목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의 여파로, 건설업계가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작년부터 요주의 대상 건설업체 중 하나로 꼽혀온 신세계건설이 사모사채 회사채 발행 방식으로 긴급 유동성 조달대책을 마련했다.
신세계건설은 19일 이사회를 열어 2천억원 규모의 무기명 이권부 무보증 사모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사모사채는 금융기관들이 1,400억원,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가 600억원을 각각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아이앤씨의 600억원 인수는 이날 공시로 확인됐으나 금융기관 인수분은 공시가 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느 금융기관들이 얼마씩 인수하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신세계아이앤씨 인수분 600억원은 운영자금 용도이며, 발행금리는 7.6%다.
신세계건설은 이에 앞서 유동성 확보 방안의 하나로, 계열사인 신세계영랑리조트 흡수합병을 작년 11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바 있다. 합병기일은 오는 25일이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작년 6월 신세계센트럴시티에 리조트 사업부문 일체를 양도, 현재는 진행 사업이 거의 없는 회사다. 다만 사업양도로 확보해놓은 현금이 약 650억원 있다. 신세계건설과 합병이 완료되면 이 현금도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
사모사채 발행과 합병이 완료되면 신세계건설의 유동성은 모두 2,65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 정도면 올해 필요 자금소요에 일단 숨통이 트일 것으로 신세계건설은 보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여파로 건설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최근 건설 관련업계에서는 계획했던 공모 회사채 발행 일정을 속속 연기하는 분위기였다.
신용등급이 ‘A(안정적)’인 대우건설은 2021년 이후 3년여 만에 회사채 시장 복귀를 위해 연초부터 증권사들과 논의를 하다 태영건설 사태가 터지자 회사채 발행 작업을 일단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는 22일 1,6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인 현대건설의 흥행 여부를 먼저 보고나서 다시 발행 작업을 재개할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용등급 ‘AA-(안정적)’인 현대건설은 건설사 회사채 중 대장으로 꼽힌다. 작년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거의 유일하게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던 곳이다.
대우건설 외에 최대 4천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던 롯데케미칼도 최근 예정됐던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지주, 롯데쇼핑 등의 회사채 발행 일정과 겹친 탓도 있지만 계열 건설사인 롯데건설이 연기의 주 원인으로 보인다고 IB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 지분 44%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22년 말 이후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 때마다 대규모 자금지원으로 급한 불을 꺼주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신세계건설은 공모 회사채 대신 사모 회사채 발행으로 유동성 경색 타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들 자금을 사모사채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신세계그룹 차원의 직간접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수익성 악화와 공사미수금 증가 등으로 현금창출력이 작년 이후 크게 저하돼왔다. 작년 말에는 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되기도 했다. 주요 사업장이 대표적인 분양저조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에 집중된 점이 특히 큰 부담인 것으로 알려진다.
스타필드 등 그룹 계열사 발주 공사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2018년 이후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수주를 늘린 것이 도화선이 되었다. 주요 현장의 미분양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2022년 이후 분양을 개시한 부산, 대구는 물론 서울 사업장에서도 부진한 분양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2023년 1~9월 9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총 차입금은 22년 말 1,125억원에서 23년 9월 말 3,785억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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