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보고서 지적. 사고 행정처분으로 투자심리 위축돼도 차환이슈 발생가능성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손실 5,500억원에 각종 자금수요 등으로 단기차입금 2배 가량 급증
-사고후 신규 수주차질은 1건 불과했으나 적자전환에 재무부담은 상당기간 지속 전망
[편집자주] 기업의 위험징후를 사전에 알아내거나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용이 어렵거나 충분하지 않다면 호재와 악재를 구분하기 조차 어렵다. 일부 뉴스는 숫자에 매몰돼 분칠되며 시장 정보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현미경으로 봐야 할 것을 망원경으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치다. ‘현미경’ 코너는 기업의 과거를 살피고 현재를 점검하며 특정 동선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되짚어 본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GS건설의 최근 상황과 관련, 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수분양자에 대해 약 2900억원대의 자금대여가 이루어진 가운데, 2024년에 분기별로 5000억~6000억 안팎의 차환(만기도래 차입금 돌려막기)이 필요한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 이 사고와 관련한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의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PF 우발채무 차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행정처분은 빠르면 이달 말부터 나올 것으로 보인다.
나신평은 지난 17일 내놓은 ‘이슈 건설사 PF우발채무 점검’ 보고서에서 2023년 9월말 별도 기준 2조원의 보유 현금성자산 및 최근 수년간의 우수한 영업실적 등을 감안할 때, GS건설의 PF우발채무에 대한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GS건설은 작년 4월 29일 발생한 인천 검단AA13 아파트 주차장 슬래브 연쇄붕괴 사고로 그동안 큰 곤욕을 치러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이 아파트 철거공사비, 신축공사비 그리고 입주예정자 관련 비용 등을 감안해 약 5,500억원을 이미 23년 상반기 결산에 손실로 반영했다. 이 자금은 철거부터 아파트 준공 때까지 약 5년 동안 분할해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 15일부터는 입주 예정자들에게 총 2,993억원을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아파트 중도금 대위변제 2097억원과 주거이전비 785억원을 합한 금액을 입주때까지 무이자로 빌려주는 것이다. 중도금 대위변제 2097억원은 시행사인 LH로부터 빌려, 다시 빌려준다.
이런 자금수요와 부동산PF관련 자금 수요 등이 합쳐져 GS건설의 별도기준 단기차입금 잔액은 작년 9월 말 1조757억원으로, 2022년 말의 5770억원에 비해 9개월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유동성장기부채도 7901억원에서 1조530억원으로, 장기차입금은 1조705억원에서 1조2454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올들어 새로 빌린 단기차입금 중에는 금리 7%의 메리츠금융그룹 고금리 차입금 1000억원 등도 들어 있다. 이런 차입금들의 차환수요가 매분기 5000억~6000억원 정도씩 돌아오는데, 이것이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신평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GS건설의 PF 우발채무는 3.2조원으로, 자기자본 4.5조원(2023년 9월말 별도기준)의 0.7배이다. 이 중 57%인 1.8조원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된 것이며, 대부분 ‘미착공 및 분양미개시 사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사고 관련 충당부채 설정 등으로 GS건설의 2023년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50.3%로 상승했으며, 국내외 주택사업 관련 운전자금 소요 및 대여금 지출, GS이니마 등 신사업 종속회사들의 차입 증가, 자이씨앤에이 인수 등에 따른 영향으로 총 차입금은 약 5조8669억원을 기록, 부담이 가중됐다.
건축·주택부문의 지속된 자금소요와 수익성 저하 등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높아진 재무부담 경감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또 2023년 9월 말 현재 진행 중인 GS건설의 분양사업장 중 정비사업은 대구광역시 1개 사업장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 걸쳐 100%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사업은 서울을 포함해 2022년 이후 분양개시한 일부 현장의 분양률이 다소 부진하나, 전체적으로 80%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저조한 분양실적의 사업장 관련 도급액은 약 1.8조원으로, 전체 주택사업장 대비 1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운전자금 증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한편 작년 붕괴사고 이후 GS건설의 신규 수주 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상당했으나 실제 사고 이후 수주 상황 등을 보면 아직 큰 차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큰 차질은 작년 11월25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자 선정 취소 결정을 받은 것이 유일했다. 모두 3342억원 규모 정비사업이었다.
그러나 서울 청량리제6구역 재개발사업(도급규모 4869억원),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4732억원), 대전 서구 도마변동5구역 재개발(4781억원), 도마변동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3889억원), 대전 동구 삼성5구역 재개발(3333억원),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능곡2구역 재개발(3804억원), 서울 강서구 방화5재정비촉진구역 재건축(5214억원) 등은 작년 5월 이후 모두 차질없이 수주하거나 시공업체로 선정됐다.
작년 1~9월 GS건설의 별도기준 매출은 6조9997억원으로, 전년동기 5조967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났으나 당기순이익은 2,947억원 적자(전년동기 3,00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검단아파트 사고의 영향이 컸다.
작년 1~9월 공사매출은 6조1446억원인데 비해 공사매출원가는 6조3137억원으로 매출보다 더 많았다. 붕괴사고로 쌓은 충당부채 때문에 매출원가가 크게 늘어났다. 2022년 1~9월 공사매출은 5조2928억원, 매출원가는 4조7756억원이었다.
작년 1~9월 각종 충당부채 신규 전입액은 6306억원으로 전년동기 869억원에 비해 7배 이상 대폭 늘었다. 사고 관련 추가비용 5500억원의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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