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아이지넷 주가 곡소리에 한국투자 풋백옵션 리스크 ‘쑥↑’

- 아이지넷 상장 첫날부터 ‘급락세’ 공모가 회복 못해
- 공모가比 50% 가까이 하락…불거진 ‘환매청구권’
- 한국투자, 아이지넷 IPO로 14억원 ‘손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국내 인슈어테크(보험+기술) 기업 아이지넷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하면서,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환매청구권(풋백옵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아이지넷 일반 청약자들의 풋백옵션 행사가 임박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IPO 수수료 수입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커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24일 오전 아이지넷 주가는 3685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7000원)와 비교하면 약 47%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4일 코스닥에 입성한 아이지넷은 상장 첫날부터 -37.79%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후 단 한 차례도 공모가를 회복한 적이 없다. 이런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공모주주 상당수가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이지넷은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된 50만주(공모 주식의 25%)에 대해 풋백옵션을 제공했다. 풋백옵션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주관사가 일정 기간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주를 재매입하는 제도다. 이는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이지만, 통상적으로는 공모 흥행을 유도하기 위해 삽입된다. 이 때문에 기업의 고평가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지넷의 일반 청약자는 한국투자증권에 공모가의 90% 수준인 6300원에 되팔 수 있는 권리(풋백옵션)를 가졌다. 아이지넷의 현 주가(3685원)가 환매청구가(6300원)보다 약 41% 낮아,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물량을 떠안을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만약 풋백옵션이 전량 행사될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약 31억원가량을 들여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이후 주가가 현 수준(3685원)에서 유지된다면 12억원 이상의 직접적인 손실 발생이 추산된다.

아이지넷과 한국투자증권 CI.  그래픽=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여기에 더해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주선인의 의무로 보유하고 있는 6만주(4억2000만원)까지 고려하면 리스크는 더욱 커진다. 의무인수분의 가치는 현재 약 2억3000만원이다. 주가 하락으로 이미 약 3억7000만원이 증발했다. 

단순 계산하면 한국투자증권이 아이지넷 IPO를 통해 최소 14억원 이상의 손실이 잡힐 것으로 보인이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이 아이지넷 IPO에서 수령한 주관수수료 6억4890만원(공모금액의 4.5%)을 상계하면 실제 손실은 7억원대 안팎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수년간 공을 들여 진행한 IPO가 마이너스된 셈이다.

아이지넷의 공모가는 공모가 밴드(6000~7000원) 상단에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서 90.77%의 기관투자자가 상단에 주문을 넣으며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공모가를 넘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더욱이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극히 낮아, 상장 직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락을 가속화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상장 첫날 대규모 거래량이 발생해 환매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낮았지만, 최근 IPO 시장이 악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향후 풋백옵션을 포함한 IPO에 대한 주관사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아이지넷의 주가가 향후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국투자증권이 부담해야 할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라며 “이는 개별 증권사 차원을 넘어, 환매청구권을 포함한 IPO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