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CAPEX 증가로 재무 부담 우려 확대
- 순차입금 증가·ROE 하락, 수익성 악화 지속
- 미국 투자 지속, 추가 자금 조달 불가피 전망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현대제철의 자본적 지출(CAPEX)이 급격히 증가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CAPEX로 집행했다. CAPEX는 2021년의 일시적 감소를 제외하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과 부채 증가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향후 현대제철이 CAPEX 증가에 따른 재무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024년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증가한 7조5821억원이다. 전년 대비 3000억원 늘어났고,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공장 운영 유지비용 증가와 수익성 저하로 인해 차입 부담이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1조8741억원을 나타내며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제철의 CAPEX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2020년 9479억원을 집행했고, 이듬해(2021년)는 901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후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2022년 1조314억원으로 증가했고, 2023년 1조2083억원으로 더욱 확대됐다. 2024년에는 1조6165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9479억원) 대비 약 70% 이상 뛰었다.
올해 역시 지난해 수준의 CAPEX 집행이 예정된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화될 미국 현지 철강 공장 투자까지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는 현대제철의 추가 소요 자금을 약 7조~8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
현대제철은 CAPEX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저수익 사업 정리를 지속하고 있다. 당진공장 전기로 열연 설비와 순천공장의 컬러강판 생산라인 정리, 중국 법인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포항2공장 매각이 노조 반대로 무산되면서 기대했던 비용 절감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건설 경기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재무 구조 개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미국 투자와 함께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을 병행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비용 절감 및 신규 수익 창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대제철의 ROE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말 8.54%였던 ROE는 2023년 말 2.44%로 추락했으며,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1.01%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이익 감소와 대규모 투자로 인해 자본 대비 이익 창출 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대제철은 2023년까지 매년 1000원의 배당을 유지했으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주주환원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대규모 투자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지만, ROE 회복이 더디다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의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인 재무 부담 확대에 대한 리스크를 지적한다.
이병주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확장은 현대제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 증가와 수익성 저하로 인해 주가와 주주가치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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