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 감소·영업적자 지속, 법차손 요건 면제 종료로 부담 가중
- 3년 연속 역성장 가능성↑…핵심 고객 확보 난항이 원인
- 주가 변동성 확대, 신기술 개발 성과 여부가 향후 관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하이딥이 기술특례상장 4년 차를 맞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법인세차감전순손실(법차손) 요건 면제 기간이 종료되면서 올해 수익성 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핵심 고객 확보 지연과 사업 구조 조정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며, 향후 기술 개발 성과와 매출 회복 여부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딥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4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81억원이었던 연매출은 2023년 104억원으로 감소했다. 2024년 4분기(3개월) 매출이 59억원 이상 나와주지 않으면 3년 연속 역성장이 확실시된다. 영업이익도 2022년 (마이너스)-22억원, 2023년 -86억원, 2024년 3분기 -67억원으로 적자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하이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법인세차감전순손실(법차손) 비율이 79%에 달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연간 매출이 30억원 미만이거나, 최근 3년 중 2년간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다만,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일정 기간 동안 매출(5년)과 법차손(3년) 요건을 면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이딥의 법차손 면제 기간은 지난해 말 종료되었으며, 올해부터는 반드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출 요건 역시 면제 기간이 1년 정도 남아 있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이딥의 매출은 45억원으로 기준(30억원)을 충족하고 있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관리종목 지정 위험 사정권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이딥의 실적 악화 원인은 핵심 고객사 확보 실패에 있다. 하이딥은 터치 IC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기술 검증과 양산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터치 IC는 터치스크린이 있는 전자기기에서 손이나 스타일러스 펜으로 입력한 내용을 감지하고 처리하는 반도체 칩이다. 당초 하이딥은 스마트폰 제조사를 대상으로 터치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기존 제조사들의 기술 정책 영향으로 계약이 지연되면서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받았다.
여기에 더해 2023년에는 스마트워치용 터치 IC 사업을 축소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수익성이 낮아 중단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 감소를 가속화 했다.
하이딥의 실적 악화와 재무 구조 불안정이 겹치면서 주가 역시 큰 변동성을 보이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초 하이딥의 주가는 800원 수준에서 시작했지만, 같은 해 4월부터 9월 사이 1,700원~2,900원 사이를 오가며 등락을 반복했다. 그러나 그해 4월부터 6월까지 벤처캐피털(VC) 스카이레이크가 284만5224주(약 98억원 규모)를 매각하면서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현재(7일 오후 2시 기준) 하이딥의 주가는 619원까지 떨어졌다.
하이딥은 현재 실적 개선과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딥과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지타이저와 배터리가 필요 없는 스타일러스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 됐다. 스타일러스(펜)는 능동정전기방식(AES)과 전자기공명방식(EMR)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AES 방식은 펜 내부에 배터리가 있어 별도로 충전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애플의 애플펜슬이 있다.
반면, EMR 방식은 펜 자체에 배터리가 없어 충전할 필요가 없다. 대신 IT 기기 내부에 디지타이저(스타일러스 센서)를 내장해야 한다. 삼성의 S펜이 대표적인 사례다. 즉, 애플은 충전이 필요한 액티브 방식(AES)을, 삼성은 배터리가 필요 없는 패시브 방식(EMR)을 채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이딥과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스타일러스 기술이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먼저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중국 제조사들이 삼성전자나 애플보다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하이딥의 공식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이딥은 지난해 8월 반기보고서를 통해 2024년 내에 양산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또한 2024년 11월 분기보고서에서는 2025년 글로벌 고객사의 모바일 기기에 스타일러스 기술이 탑재되면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확한 매출 발생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경쟁업체들도 유사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스타일러스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이딥은 2010년 고범규 대표가 설립한 모바일 터치 솔루션 기업으로, 스마트 기기의 터치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2022년 5월 12일, NH스팩18호와 합병을 통해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하이딥의 주력 제품은 온셀(On-cell) 터치 센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터치 기능을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게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스웨이브][게이트]현대제철, CAPEX 확대 재무부담 심화…성장과 부채 사이 ‘줄타기’ (0) | 2025.02.11 |
---|---|
[뉴스웨이브][게이트]금호석유화학, 영업익·순이익 동반 감소…수익성 악화 '뚜렷' (1) | 2025.02.08 |
[뉴스웨이브][게이트]영풍제지, 재무구조 악화와 경영 불안까지 ‘겹악재’ (0) | 2025.02.06 |
[현미경]‘고위험-고수익의 덫?’ 메리츠화재, 부실여신비율 급등 (0) | 2025.02.06 |
[현미경]엘앤에프 교환사채 헐값 매각…해외투자자 손절매 강행 (0) | 2025.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