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브][게이트]대진첨단소재, 쏙 들어간 ‘오버행’ 우려…복잡해진 ‘엑시트’ 셈법

- 공모가 밴드 상단 FI 매입단가 보다 낮아...FI 엑시트 발목
- 43%의 할인율 적용, 공모가 밴드 상단 1만3000원
- 상장일 유통 주식 31.64%, 1개월 후 71.78%로 증가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 대진첨단소재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주요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상장 이후 투자금을 즉시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회사가 접수한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이 대부분 FI들의 주식 매입단가 아래로 정해진 탓이다. 업황 부진까지 겹치며 상장 1개월 뒤 FI들의 물량이 시장에 출회할 거란 우려는 희석되는 분위기다. 대진첨단소재 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진첨단소재는 증권신고서 공시를 통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1만900원~1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924억원으로 추산된다.

당초 주당 발행가액은 할인율 적용 전 기준 1만9200원으로 정해졌는데, 43%의 할인율이 적용되면서 공모가 밴드 상단이 1만3000원으로 떨어졌다.

대진첨단소재 밸류에이션 산출 방식이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인 EV/EBITDA로 정해지면서 주요 FI 엑시트에 길이 트이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대통령 트럼프 집권에 따른 산업 불확실성과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전기차 캐즘으로 밸류에이션 할인율이 예상보다 높게 적용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FI들은 공모가 밴드 상단(1만3000원) 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진첨단소재 주식을 매입한 꼴이 됐다. 특히 2022년 이후 들어온 FI들은 조정 발행가(공모시점 기준)가 공모가 밴드 상단보다 30% 가까이 높다. 즉 상장 이후 주가가 30%가량 올라줘야 원금 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현재 이차전지 업황 분위기에서는 상장 1개월 뒤 FI들의 엑시트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장 당일 유통가능 주식 비율은 31.64%, 상장 1개월 후(FI 보유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포함) 유통가능 주식 비율은 71.78%로 집계된다.            

대진첨단소재 CI

주식발행일별 주요 FI의 조정 발행가를 공모시점 기준 계산해보면, 발행가 1만1109원인 FI는 ▲2021.9.3. 코오롱2020소재부품장비투자조합 ▲2021.9.17. 에스제이에스지혁신성장펀드 ▲2021.11.2. 중소기업은행  ▲2021.11.2. 한국산업은행 등이다.

발행가 1만7852원인 FI는 ▲2022.5.12. 슈미트DSC미래모빌리티펀트 ▲2022.6.3. 코오롱2021이노베이션투자조합 ▲2022.6.7. MIP디지털실감콘텐츠투자조합·스마트헬스케어MIP투자조합·MIP혁신M&A투자조합 등이다.

발행가 1만7853원인 FI는 ▲2022.9.26. 에이에프더블유파트너스·KB증권(포커스유니콘코스닥벤처일반사모투자신탁제2호)·KB증권(포커스챔피온일반사모투자신탁제2호·KB증권(포커스골든플러스코스닥벤처일반사모투자신탁제2호)·기업은행(포커스뉴딜플러스일반사모투자신탁제1호) ▲2022.12.30. 신한-아이스퀘어벤처투자조합제1호 ▲2023.2.27. 아르게스-AFWP스마트모빌리티신기술투자조합제1호 ▲2023.2.27. 유성준 ▲2023.8.16. 베노티앤알 ▲2023.10.12. 우리은행 ▲2024.5.3. DTC글로벌투자파트너스 등이다. 

2024년 4~6월 사이 발행한 1~6회차 전환사채(CB) 전환가 역시 공모가 밴드 상단보다 높다. 최근 전환가는 1만6068원이다. 당초 전환가는 3만5706원이었지만 지난해 8월 무상증자를 거쳐 1만7853원이 됐다가 같은 해 상반기 목표 매출액(500억원)이 미완에 그치며 한차례 리픽싱(90%)됨에 따라 전환가는 1만6068원로 떨어졌다. 

1~6회차 CB는 추가 리픽싱 될 수 있다. 상장 이후 공모가의 70% 가격이 전환가(1만6068원)보다 낮으면 공모가의 70% 가격으로 리픽싱 된다. 공모가가 1만3000원으로 확정된다면 전환가는 공모가의 70%인 9100원이 된다.

대진첨단소재는 이차전지 공정용 소재 생산업을 영위한다. 이차전지·반도체·전자기기 등 부품포장재를 개발해 국내외 납품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대전방지트레이·PET이형필름 등이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670억원, 같은 해 10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8785만 달러(한화 1291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