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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아이티아이즈 120억 CB 전량 상환 확정···자금조달 비상

- 투자자들 1회차 CB 풋옵션 100% 행사
- 최근 주가는 4800원대···최저 전환가액比 26% 하락
- 영업수익 일부 CB 대응 예상, 석 달간 현금 증가분 관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아이티아이즈가 2년 전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는 투자자 비율이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당시보다 아이티아이즈 주가가 대폭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을 포기하고 투자금 상환을 요구한 것이다. 아이티아이즈는 최근 3년 연속 순손실 행진을 이어오며 누적 결손금은 1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현금 곳간도 바닥이다. 조기상환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금 조달방안에 시선이 쏠린다. 

10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아이티아이즈가 지난 2023년 7월 발행한 1회차 CB 풋옵션(put option, 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이 전량 행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이티아이즈가 오는 28일 조기상환일에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금액은 CB 원금 120억원과 이자 1억5000만원을 합친 121억5000만원이다. 

1회차 CB의 표면금리와 만기이자율이 각각 1%와 2%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CB를 들고 있어도 원금만 돌려받는 셈이다. 아이티아이즈의 1회차 CB는 이자보다 주가 상승을 기대한 성격이 더 크다. 

CB는 발행 기업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가 있는 채권이다. 발행 기업의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올라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하면 CB가 주식으로 바뀌면서 회사는 만기 원리금에 대한 상환 의무가 사라진다. 반면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는 풋옵션을 행사해 채권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풋옵션 행사에 나선 건 주가 추락으로 CB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이티아이즈가 CB를 발행할 당시 기준 주가는 1만2000원대로, 전환가액은 9487원, 주가 변동에 맞춰 전환권의 행사가격을 조정하는 최저 전환가액은 6641원으로 책정됐다. 

아이티아이즈 CI

하지만 아이티아이즈 주가가 전환가액을 훨씬 밑도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전환을 단념했다. 9일 장마감 기준 아이티아이즈 주가는 4870원으로 최저 전환가액 대비 26.27% 떨어졌다.

주가 하락의 배경은 3년 연속 순적자와 누적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향이다. 누적 결손금은 115억원가량 쌓였다.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은 2021년 27억원, 2022년 99억원, 2023년 6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모두 마이너스(2021년 -26억원, 2022년 -114억원, 2023년 –53억원)를 기록했다. 아이티아이즈는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억원을 내며 적자 기조를 이었고, 당기순이익은 16억을 올리며 흑자전환 했다. 

최근 5년간 외형은 500~600억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는 모습이다. 아이티아이즈의 매출액은 2020년 513억원, 2021년 669억원, 2022년 535억원, 2023년 641억원, 2024년 3분기(누적 기준) 431억원을 보였다.

회사는 오는 28일 상환일까지 자금 조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이티아이즈의 현금성자산은 2억원으로 CB 상환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금성자산이 급감 한건 지난해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65억원을 기록한 탓이다. 

시장은 아이티아이즈가 계약자산(지난해 3분기 기준 163억원)의 일부를 현금화해 CB 상환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자산은 사업 진행에 따라 현금화되는데 지난해 4분기 수주사업이 다수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현금 보유고가 3분기 이후 석 달 새 증가 했다는 예상이다.

차입금으로 상환자금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렵다. 부채비율(지난해 3분기 기준 133.6%)은 다소 여력이 있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순유출 규모가 큰 것을 감안하면 차입은 마지막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