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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오케스트라PE, 반올림피자에 59쌀피자 ‘더하기’

- 반올림피자에 오구쌀피자 추가한 볼트온 전략
- 두 브랜드 가맹점 수 합치면 피자 시장 2위 도약
- 식자재 물류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 높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가 반올림피자에 59쌀피자(오구쌀피자)를 더하는 볼트온(Bolt-on·동종 업체들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을 추진한다. 앞서 사들인 반올림피자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케스트라PE가 반올림피자를 앞세워 오구쌀피자의 운영 법인인 ‘오구본가’를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 대금 100억원은 반올림피자가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케스트라PE는 반올림피자와 오구쌀피자 두 브랜드의 특성을 감안해 독립적 브랜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오구쌀피자는 쌀과 보리, 조, 밀, 검은깨 등으로 도우를 만드는 저가 테이크아웃 피자 브랜드로 국내 약 370여 곳에 가맹점을 두고 있다.

오케스트라PE의 오구쌀피자 인수는 반올림피자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이른바 유사 업체 인수 볼트온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보통 PEF는 밸류업을 위해 유사 업체를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자주 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오케스트라PE가 오구쌀피자 인수를 통해 식자재 물류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되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많은 물량에 기반 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식자재 원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해 많은 보다 가맹점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PE는 2022년 반올림피자 인수 후 피자의 주요 재료를 자체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반올림피자는 도우와 피자소스 등의 생산을 내재화했지만 수요처가 반올림피자에 제한된 탓에 수익성의 한계를 지적받았다.

59쌀피자 브랜드.  사진=59쌀피자

반올림피자 가맹점(360여 개)과 오구쌀피자 가맹점(370여 개)을 합쳐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두 피자 브랜드의 가맹점 수를 합치면 730여 개로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 가맹점 규모 2위에 오른다. 가맹점 수 1위인 피자스쿨(900여 개)을 바짝 뒤 쫓는 모양새다. 피자스쿨은 법인을 두 개로 쪼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케스트라PE는 오구쌀피자가 고객 저변화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자 프랜차이즈라는 점에서 반올림피자의 사업 영역과 유사하지만, 오구쌀피자는 최근 대세로 떠오른 가성비 세트메뉴를 활용하며 빠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메뉴를 1만원 중반대에 제공, 가성비와 구성 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한때 5000원짜리 치즈피자로 지갑이 얇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끈 피자스쿨은 현재 89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국내 대다수의 피자 가게는 기본 3만원을 받고 있다, 금액이 계속 올라가자 점차 소비자들이 피자를 멀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초 발표한 2023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다르면, 피자는 배달 음식 순위에서 밀려 4위에 그쳤다. 치킨(1위), 보쌈, 족발 등 고기류(2위), 중국요리(3위) 순이다. 1위인 치킨과 격차는 30%다.

CJ제일제당‧풀무원‧오뚜기 등 식음료(F&B)업체들이 냉동피자를 프리미엄화 시키면서 소비자들이 매장(배달)피자 대신 냉동피자를 택하고 있는 불황 속 소비 현상도 피자업계에 불어 닥친 도전이다. 오케스트라PE 입장에선 오구쌀피자가 저가 피자 구매 고객을 붙들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