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역성장' 후유증 만회하는 에듀윌, “위기 관리 무게 싣는다”

- 공격적 마케팅으로 ‘380만명’ 규모의 경제 갖춰
- 캐시카우 사업 전년 수준 유지...펀더멘탈 이상무
- 자본잠식 진화 위해 조직 슬림화·투자자 유치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사상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에듀윌은 위기관리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몸집을 단숨에 불리게 해 준 오프라인 학원 진출과 공격적 마케팅은 ‘380만명의 회원수’를 확보한 회심의 일격이지만 후유증을 피해 갈 순 없었다. 

에듀윌의 2022년 매출액은 1462억원으로, 전년(1557억원) 대비 6.1%포인트(p) 감소하며 10년 만에 역성장했고, 사상 처음으로 영업손실(186억원)을 기록했다. 결손금은 152억원, 총자산 1161억원, 부채 1212억원이다. 자산보다 부채가 51억원(자본잠식률 147%) 더 많기 때문에 가시적인 재무상태 수치가 눈에 띄게 나빠졌다.

그러나 외형 확장과 마케팅 투자로 달라질 현금창출 규모를 예상해 보면 감수할 만한 성장통이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이상 사업으로 유입되는 돈은 수배의 성장 가능성을 지닌 반면 앞으로 신규 투자에 요구되는 자금은 그리 많지 않다.

에듀윌의 손실이 급증한 배경은 매출액 대비 높은 광고선전비의 영향이다. 2022년 마케팅 집행 대금은 328억원이다. 전체 매출 비중의 22.5%에 해당한다. 오프라인 학원업을 진출하면서 지하철 등 옥외 필수 마케팅 비용을 유지한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공무원과 공인중개사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며 매출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지난해 9급 국가공무원 시험은 전년에 비해 4만여명이 줄어 31년 만에 최저 경쟁률인 22.8대 1을 기록했다. 1992년 이래 31년 만에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공인중개사 역시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로 열풍이 식으며 매출 하락을 부채질했다.

기업 재무제표에서는 '펀더멘탈(기초체력, fundamenta)'을 들여다볼 수 있다. 분기가 끝날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실적 분석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해석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펀더멘탈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에듀윌은 출판사업 매출(525억원)이 전년(618억원) 대비 15%p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캐시카우인 온라인강의부문(565억원), 학원부문(226억원) 등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는 재무 악화 상태를 해소하고 자본 확충을 위해 최근 두 차례 자금을 조달했다. ▲2022년 1월 말 70억원의 유상증자 ▲같은 해 8월 2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대규모 차입을 감행했으니 재무부담 가중이 불가피했다. 금융부채는 2021년 586억원에서 908억원으로, 같은 기간 부채는 858억원에서 943억원으로 늘었다. 자산은 2022년 1161억원으로 전년(1150억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서경석이 출연한 ‘에듀윌은 합격이다’편 광고. 사진=에듀윌유튜브

올해 에듀윌의 가장 큰 과제는 자본잠식 위기 진화다. 회사는 얽힌 실적 개선 고리를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재무 정책에 변화를 주기보다 조직 슬림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직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조직 슬림화다. 회사는 지난해 8월 21~28일 동안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희망퇴직 목표는 300명대로 알려졌다. 2022년 말 기준 에듀윌 전체 직원이 874명인 것을 고려하면, 감축 규모는 약 34%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무가 유사한 팀도 통합·재편했다. 팀장 및 임원 변화폭은 최소한으로 줄여 조직에 안정감을 더했다. 

추가 자구안도 진행 중이다. 자구안에는 기관투자자 유치 방안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 발표로 지분 구조에는 일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에듀윌의 최대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39.2%를 보유하고 있는 양형남 회장이다.

자구안에서 정보기술(IT) 및 정보보호 투자 금액은 기존 수준을 유지해 눈길을 끈다. 에듀윌은 IT와 정보보호에 각각 137억원, 7억2464만원을 투자했다. 매출대비 정보보호 투자비율은 0.5%다. 동종업체인 대교(0.36%), 메가스터디교육(0.08%)과 비교했을 때 정보보호에 훨씬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2022년부터 시행된 정보보호 공시 제도(정보보호산업법)에 따라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상장사나 일 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요 기업은 자신의 정보기술(IT) 및 정보보호 투자 금액을 알려야 한다.

에듀윌의 전신은 양 회장이 1992년 설립한 취업·자격증 관련 서적을 판매대행업체인 ‘국가고시연구원이다. ▲2000년대 e러닝 서비스(가나고시넷)를 구축 ▲2003년 공인중개사·주택관리사 온라인 강의 서비스 오픈, 에듀윌 사명 변경 ▲2004년 공무원 서비스 출범 ▲2008년 원격평생교육원 출범(학점은행제) ▲2008년 에듀윌 오프라인 1호 학원(공인중개사 부천학원) 오픈, 종합출판사업 진출(자체 교재 판매) ▲2022년 토익·편입시장에 진출했다. 

서울대 출신 방송인 서경석을 내세워 브랜드를 알린 에듀윌은 공무원·공인중개사 자격 취득교육업계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