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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은 ‘우수’ 재무건전성은 ‘미흡’

- 차입금 늘려 현금성자산 증가, 부채비율 400% 육박
- 방산 수요 증가로 실적 상승, 재무 건전성 지표 악화
- 자회사 지원과 설비 증설을 위해 차입금 활용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코스피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입 방식으로 현금성자산이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설비 증설과 한화퓨처프루프, 한화오션 등의 자금 지원에 대비해 차입금및사채 비중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차입금및사채는 1년6개월 만에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400%에 육박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반기 연결 매출은 4조6343억원, 영업이익은 3962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17.4%, 31.8%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 등으로 방산부문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차입금,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주요 지표는 악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반기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34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2323억원)와 비교하면 9000억원 가까이 낮아진 수치다. 

반면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8579억원) 보다 49.67% 증가한 1조2832억원을 기록 했다. 영업에서 번 돈이 없는데 현금성자산이 늘었다는 것은 자산 매각이나 차입을 늘렸다는 의미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차입을 늘려 곳간을 채웠음을 알 수 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지난해 상반기 226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19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대부분은 단기차입금이다. 

차입금및사채는 2022년 초 1조원대에서 그 해 말 2조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3조원을 찍고 올해 상반기 말엔 4조3244억원으로 올라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로고

차입이 증가하자 부채비율이 뛰었다. 지난해 상반기 350%이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396%로 13.14%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비율은 67%에서 93%로 44.77%포인트 급증했다.

그간 회사 설비 증설과 한화퓨처프루프(지분율 50%) 출자, 한화오션(지분율 23.14%) 지원에 필요한 돈을 차입으로 메운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해 유상증자 방식으로 3122억원을 지원했고, 올해 3월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업체 다이나맥홀딩스 지분 매입 시에도 힘을 보탰다. 한화오션에 대한 자금 지원은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다이나맥홀딩스 추가 지분 매입을 예고했다. 두 회사는 약 6000억원(지분 100% 기준)을 투자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지난 5월 기준 다이나맥 지분 25.4%를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신은 1977년 설립된 삼성정밀공업이다. 삼성항공산업, 삼성테크윈 등 두 차례 사명 변경이 이뤄지다가 2015년 6월 삼성그룹이 한화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며 한화테크윈으로 바꿨다. 이후 물적분할(자회사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과 동시에 사명 변경을 단행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그룹 내에서 가장 수익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비금융 계열사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 14조1608억원으로 그룹 내에서 네 번째로 규모가 크다. 2023년 매출 4조9790억원, 순이익 6490억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