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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팬엔터테인먼트 CB 발행 철회…주가 부진에 CB 풋옵션 '도미노' 우려

- 기존 CB 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 목적 ‘150억 CB 좌초’
- 잔여 CB 120억 상환청구 가능성 높아, 자금 압박 심화
- 주가와 전환가 간의 갭 커…주식 전환 포기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금리 인상 여파로 돈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팬엔터테인먼트가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했다 철회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은 주가 하락으로 CB 발행마저 어려워지면서 팬엔터테인먼트가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1년 6월 발행한 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발생 하면서 자금 압박에 직면했다. 주가가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추가 풋옵션도 예상된다. 시장에선 팬엔터테인먼트의 자금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주식연계채권(메자닌) 업계에 따르면, 팬엔터테인먼트는 15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준비해 왔다. 회사는 최근까지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을 대상으로 협상 진행 중이었으나 발행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이번 철회한 CB는 기존 발행 CB를 상환하고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CB 철회 결정은 주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팬엔터테인먼트의 지난 26일 종가는 2045원이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6000원대의 박스권을 오갔지만 이후 꾸준히 우하향 해 2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른 팬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은 1000억원대 중반에서 566억원(26일 장마감 기준)으로 떨어졌다.

주가 하락은 CB 철회뿐만 아니라 기존 CB가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조기상환 청구되는 사태로 번졌다.

팬엔터테인먼트 CI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1년 200억원 규모 CB를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발행했다. 해당 CB 중 80억원은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해 조기상환 했다. 잔여분은 120억원이 남았다. CB의 만기는 2026년 5월이다. 표면이자율·만기이자율이 각각 1%, 1.2%인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 후 시세차익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가와 전환가(7669원) 차이가 3배에 달한다.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손해를 본다. 올해 증시 여건이 악화하면서 주가 추가 하락을 우려되자 남은 CB 잔여분(120억원)에 대한 풋옵션 행사 가능성도 높아졌다. CB 조달이 막히고 상환요청이 예상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모양새다. 

CB는 처음 기업이 발행할 때는 일반 회사채와 같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메자닌 업계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거나 재무 구조가 부실한 코스닥 상장사들은 부식담보 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기업들은 CB 결정 자체가 추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해당사의 주가 여건이 좋지 않을 때는 CB 결정을 철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팬엔터테인먼트는 1983년 설립 후 지난 26년 동안 60여 편이 넘는 드라마를 제작했다. 2002년 ‘겨울연가’를 제작해 한류 열풍을 이끌었고, 2006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박영석(35.93%)이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51억원, 영업이익 12억원, 당기순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 86억원으로 지난해 말(91억원) 대비 5.27%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