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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유진家 100% 회사 남부산업, 자본잠식

- 유진그룹 계열 남부산업 9년 연속 영업손실
- 매출 2014년 174억 → 2023년 16억, 누적 적자 126억
- 차입금으로 연명 중, 수익성 개선 없이 이자 부담만 증가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한때 알짜 회사로 평가받던 유진그룹 산하 남부산업이 실적 부진으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9년 연속 영업손실과 5년 연속당기순손실이 빚은 결과다. 남부산업은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연간 약 3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계열 법인과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자에게 대여금을 내줄 정도로 현금창출력이 좋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수익성이 감소하며 자금난을 이어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가진 남부산업이 4년 연속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회사는 2010년 매출액 320억원에 이익잉여금 130억원 남기던 회사다.

자기자본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건 2020년이다. 2020년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은 47억원, 이듬해엔 73억원, 2022년에는 106억원, 지난해 말 결손금은 129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해 자본총계는 –98억원으로 집계된다.

최근 10년간 주요 재무지표를 훑어보면, 매출은 2014년 174억원에서 이듬해 100억원대가 무너졌다. 지난해엔 16억원으로 추락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4억을 낸 뒤로 2015년(-17억원)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영업손실 중이다. 이 기간 누적 적자는 126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최근 10년 간 2018년(18억원)을 제외하곤 모두 적자를 냈다.

경기 화성시 향남읍 서봉로 714 소재한 남부산업 본사 . 사진=카카오 스카이뷰

현재 회사는 차입금을 끌어와 연명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자로부터 빌려온 돈은 117억원이다. 2023년 12월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완전자회사인 유진레저로부터 빌린 대여금 90억원의 만기 연장(연 이자율은 5.347%)을 결정했다. 2022년 12월(만기 1년, 이자율 4.331%) 차입한 돈을 연장한 것이다. 앞서 2023년 11월에도 유진레저의 27억원 단기차입금 만기를 1년간 연장했다.

문제는 수익성 개선 없이 이자 부담만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남부산업은 1999년 설립된 아스콘(아스팔트콘크리트) 제조업체로 비상장 회사다. 주력사업은 도로 보수 공사에 사용하는 아스팔트(asphalt) 공사다. 아스팔트 공사 수주를 받질 못하면 매출 발생이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부채총계가 270억원에 달함에도 외부에 빌려준 대여금이 10억에 육박한다.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자(임직원)에 대한 대여금은 7억8175만원이다. 이중에는 오너 일가가 아닌 정진학 동양(옛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에게 건내 준 2억7300만원(2023년 10월말 기준)이 포함돼있어 눈길을 끈다.

정 사장은 1960년 12월25일생으로 1994년 유진그룹에 입사해 2007년 유진기업 대표이사에 올랐고, 2017년 동양 대표이사가 됐다. 유진그룹 계열사인 유진로지스틱스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신임이 두터운 전문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배구조는 그룹 오너 2세인 유 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율 40.8%(5만9160주)를 보유하고 있다. 잔여지분은 유 회장의 장남인 유석훈 유진기업 경영혁신부문 사장이 21.14%(3만658주), 차남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 19.03%(2만7591주), 삼남인 유순태 유진홈센터 대표 19.03%(2만7591주)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