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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저축은행 리스크 점검]①안국, 부실성채권 30% 육박 '전국 최고'

-저축은행 79곳, 1분기 말 부실성채권비율 12.67%...전년비 5%포인트↑
-고금리 및 건설·실물경기 침체 여파

 

저축은행 공동 브랜드마크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지난주로 전국 79개 저축은행들의 올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이 모두 올라온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통일경영공시 자료들을 보면 올들어 저축은행들의 부실과 영업실적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지를 뚜렷이 알 수 있다.

우선 79개 저축은행들의 총대출 중 고정이하자산비율을 모두 합산해 79로 나누어 단순계산하면 12.67%가 나온다. ‘고정이하’는 연체가 3개월 이상인 ‘고정’과 ‘회수의문’‘추정손실’등을 모두 합한 개념으로, 회수하기가 어려워져 사실상 부실화 단계에 있는 대출 또는 자산을 말한다.

79개 중 2개 저축은행은 고정이하가 아닌 순고정이하자산비율만 공시했기 때문에 실제 고정이하로 계산하면 이 수치는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총 대출 중 고정이하자산비율은 평균 7.72%였다. 올들어 불과 석달만에 이 수치가 5%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올들어 부실화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작년 말 저축은행 전체 평균 연체율은 6.55%였다. 반면 올 1분기 저축은행들의 연체율 합계를 79로 나누어 단순 계산하면 10.83%로 나온다. 이 수치도 석달만에 4%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 1분기 저축은행들의 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11%, 전체 대출의 평균 연체율은 8.8%라고 밝히고 있다. 무슨 기준으로 이런 계산이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수치를 따르더라도 석달만에 상승폭이 더 가팔라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총대출의 고정이하자산비율과 연체율이 특히 높은 저축은행들

 

올 1분기 말 기준 총 대출 중 고정이하자산비율이 15%를 넘긴 저축은행도 전국 79개 저축은행 들 중 무려 21개에 달한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안국저축은행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29.38%로 가장 높았고, 창원 SNT(28.88%), 포항 대아(24.27%), 부산 솔브레인(23.63%), 상상인플러스(23.59%), 상상인(24.27%), 대구 엠에스(22.27%), 구미 라온(21.88%), 부산 DH(21.13%), 대구 유니온(20.62%) 등 10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20%를 넘었다.

서울 HB(19.66%), 부천 영진(19.12%), 광주 동양(18.30%), 부산 우리(18.23%), 서울 바로 (17.97%), 서울 더케이(17.45%), 분당 페퍼(16.83%), 대구 참(15.87%), 대구 대백(15.71%), 통영 조흥(15.31%), 전주 삼호(15.41%) 저축은행의 이 수치들은 15~20% 사이다.

15%를 넘은 21개 저축은행들 중 지방 소재 저축은행들이 단연 많다. 건설경기나 분양경기가 극도로 침체돼 있다는 대구-경북(6개)과 부산-경남(5개) 지역이 절반 이상이다.

 

안국저축은행 총대출의 자산건전성분류

 

 

고정이하자산비율 전국 1위인 파주 안국저축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총자산 3,541억원, 예금 3,100억원, 대출채권 2,889억원 정도인 소형 저축은행이다. 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과다한 부동산관련 대출과 이 대출들의 부실화 때문으로 보인다.

총 대출 중 부동산PF대출과 건설업 및 부동산업 대출 등 부동산관련 대출의 비중은 48%에 달한다. 이중 3월말 기준 357억원인 부동산PF대출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자산비율은 각각 29.41% 및 25.2%에 이른다. 특히 건설업(190억원)과 부동산업(843억원) 대출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각각 45.7% 및 46.6%로, 절반 가까이가 부실화 또는 그 우려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이 저축은행 총 대출 중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년 전인 작년 3월말에만 해도 7.17%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말에는 2배 이상인 15.62%로 높아졌다. 지난 3월말에는 29.38%로, 올들어 석달만에 2배 가량 또 더 높아졌다.

 

안국저축은행 부동산여신의 자산건전성 현황

 

작년 이후 부동산관련 대출 부실이 급증하자 이 저축은행은 올 1분기에 109억원의 대손충당금(대손상각)을 새로 쌓아야 했다. 작년 1분기 이 수치는 15억원에 불과했다. 비용 또는 손실인 충당금이 이렇게 늘어나는 바람에 작년 1분기 8.5억원에 그쳤던 이 저축은행의 영업적자는 올 1분기 10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부실과 적자가 올 들어 급증한 것이다.

‘고정이하’와 비슷하게 가는 연체율(3월말 총 대출기준) 1위는 창원 SNT(28.73%)이고, 파주 안국(27.31%), 대구 엠에스(21.56%), 구미 라온(21.31%), 광주 동양(21.2%) 저축은행 등이 그 뒤를 따랐다.

SNT저축은행은 최대주주가 최평규 SNT그룹 회장(지분율 100%)인 곳으로, 사실상 최평규 회장 개인 저축은행이다. 이 저축은행도 총 대출 중 부동산대출 비중이 무려 78%에 달할 정도로, 과다한 부동산여신과 그 부실이 문제의 근원인 곳이다.

총 대출 기준이 아니라 범위를 더 좁혀 부동산관련 대출만으로 국한하면 부실화 수치들은 더 올라간다.

 

오성저축은행 부동산PF대출의 연체율 등

 

지난 3월 말 기준 부동산PF대출의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 구미 소재 오성저축은행으로 그 수치가 40%에 달한다. 다음은 대구 유니온(36.26%), 광주 센트럴(35.71%), 진주(35.45%), 대구 엠에스(31.96%), 광주 동양(31.22%), 대구 대백(30.40%), 제천 대명 (30.08%), 파주 안국(29.41%), 부산 솔브레인(27.19%), 안양 부림(25.38%), 상상인플러스( 25.16%), 구리 남양(22.35%), 대구 드림(21.7%) 등이다. 14개가 20%선을 넘었다.

건설업대출이나 부동산업대출의 이 수치들은 또 더 올라간다.

건설업대출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지주 자회사인 KB저축은행으로 무려 58.6%에 달했다. KB저축은행 건설업대출의 절반 이상이 부실화단계에 있다는 얘기다.

지난 3월말 기준 KB저축은행의 건설업대출 잔액은 602억원으로, 총 대출 2조3,593억원의 2.5%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602억원 중 353억원이 연체 3개월 이상의 ‘고정’으로 분류돼 있다.

KB 다음으로 이 수치가 높은 곳은 서울 민국(56%), 대구 엠에스(47.4%), 파주 안국(45.7%), 창원 SNT(45.3%), 광주 동양(41.5%), 키움(41.3%), 상상인플러스(38.0%), 대전 오투(37.4%), 인천 금화(37.1%), 대신(35.7%), 바로(34.4%), 부천 영진(34.3%), 더케이 (34.3%), 대구 참(33.8%), 부산 흥국(33.2%), 부천 한화(32.7), 이천 세람(32.3%), 상상인 (31.5%), 평택(30.3%), 대구 드림(30.1%) 저축은행 등이다.

30%가 넘는 곳이 21곳에 달한다. 20%가 넘는 곳까지 합치면 모두 38개로,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거의 절반에 이른다. 많은 저축은행들이 건설업체들에 대출해주었다가 회수가 어려워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및 부동산업대출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특히 높은 저축은행들

 

지난 3월말 기준 부동산업대출의 고정이하자산비율 최고치는 이 보다도 더 높다. 광주 동양저축은행은 무려 59.3%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이 저축은행도 총 대출 잔액 4,158억원(3월말)의 소형 저축은행이나 부동산업 대출 295억원 중 173억원이 ‘고정’, 2억원이 ‘추정손실’로 각각 분류돼 있다.

394억원인 부동산PF대출과 291억원인 건설업 대출의 연체율도 각각 31.22%, 34.02%에 달할 정도로 부동산여신 연체상태가 심하다.

총 대출 중 부동산여신 비중이 23.5%로 상대적으로 낮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총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8.30%로, 부동산업 대출보다는 많이 낮다. 그 때문인지 작년 1분기 39억원에 달했던 대손상각(대손충당금 신규전입)을 올 1분기에는 7,200만원 밖에 하지 않았다. 그 영향으로 작년 1분기 30억원 영업적자에서 올 1분기 18억원 영업흑자로 바뀌었다.

부동산업대출 고정이하자산비율이 30%를 넘는 곳은 동양 말고도 부산 DH(56%), 대구 엠에스(52.4%), 파주 안국(46.6%), 상상인플러스(45.8%), HB(41.1%), 이천 세람(39.3%), KB(37.4%), 부산 솔브레인(37.0%), 대구 유니온(35.6%), 전주 삼호(33.6%), 부천 영진(32.9%), 더케이(32.6%), 상상인(31.8%), 바로(30.8%) 저축은행 등 15곳에 이른다.

20%를 넘는 곳까지 합치면 모두 29곳이다. 부동산업체들에 대한 대출에도 이처럼 부실화 비율이 높다. 고금리 지속과 건설경기, 특히 지방 분양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방 건설업체와 부동산업체 등에 대출을 많이 해준 저축은행들의 피해가 이처럼 커지고 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