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兆단위 매출에 남는건 없어" 한진, ROE 추락

- ROE 13.7% → 1.9%…2년 새 11.8%p↓
- 지난해 매출 2조8075억원, 순이익률 0.9%, 금융비용부담률 4%,
- 올해 1분기 순손실 34억원, 순이익률 -0.5%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한진의 순이익률이 올해 1분기 1%도 안 돼 수익성 향상을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차입금 이자비용 등을 제외하면 최종적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회사의 경영 성과인 순이익률이 수년간 1%대를 벗어나지 못하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순이익 규모가 줄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도 2년 전과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주저앉았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한진의 올해 1분기 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률은 마이너스(-)0.5%를 보였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122억원, -3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매출액과 순이익과의 관계를 표시해 주는 비율로 기업 활동의 총체적인 능률과 최종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매출액 100에 대해 순이익이 몇 %나 되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양호한 상태를 나타낸다.

회사는 2020년 이후 매년 1%대 순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순이익률 0.9%를 기록했는데, 당시 연결 매출은 2조8075억원, 순이익은 261억원이었다.

순이익률이 1%대에 고정된 반면 영업이익률은 3~4%를 횡보했고,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은 4%, 지난해는 4.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3.3%다. 영업이익은 2021년 994억원에서 지난해 1225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34억원을 기록했다. 

한진 컨테이너터미널.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간의 갭은 금융권 차입이 증가와 물류센터 임대로 발생한 리스부채로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연결 이자비용으로 1129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2022년은 1056억원이 빠져나갔다. 매년 이자비용으로 1000억원 가량을 내보내고 있다. 

총이자비용 중 차입금 이자비용은 2022년 462억원에서 지난해 527억원으로 14%(65억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리스 이자비용은 594억원에서 602억원으로 1.3%(8억원)늘었다. 

지난해 매출(2조8075억원)을 대입해 산출한 금융비용부담률은 4%다. 전년(3.7%) 역시 크게 낮지 않다. CJ대한통운(1.3%), 롯데글로벌로지스(1.5%), 로젠(1.6%) 등 물류업계 평균(1%대)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순이익 하락 여파에 ROE는 2년 새 가파르게 하락하며 수익성 지표가 악화됐다. ROE는 2021년 13.7%, 2022년 3.6%, 2023년 1.9% 순으로 낮아졌다. 지난해와 2021년을 비교하면 11.8%포인트 차이가 벌어진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본을 활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볼 수 있다. 통상 10%를 넘기면 우수하다고 판단한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영업에서 창출한 돈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현금이 대부분 이자비용으로 소진되는 모양새"라며 "순이익 성장을 통해 ROE를 꾸준히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진은 컨테이너터미널 법인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주요 자회사는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65.32%),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100%) 등이 있다. 올해 1분기 말 두 기업의 자산총계는 각각 6455억원, 350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