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추풍낙엽’ 에코앤드림 주가…시총 6000억 ‘증발’

- 3월, 시총 1조 찍고 이후 가파른 하락세
- 교환사채 이어 유상증자…투심 ‘얼음’
- 1분기 영업손실 6억…적자 지속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화학소재 기업 에코앤드림이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주가에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앤드림 주가는 21일 장마감 기준 3만825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으로는 4382억원이다. 이 시총은 1조원대에 육박하던 3월 초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수치이다. 에코앤드림은 지난 3월 5일엔 장중 52주 최고가인 8만9900원을 찍으며 시총 1조298억원까지 올랐다. 3개월 새 52주 최고가 기준 시가총액(1조298억원)은 약 6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시총을 끌어내린 원인으로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공장시설의 초기 가동에 따른 매출원가와 비용 증가 ▲전환사채 파생상품 평가손실 등이 지목된다. 특히 유상증자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

지난달 30일 회사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당일 종가는 4만4250원으로 전일(4만6650원) 대비 5.14%(2400원) 하락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275억원 감소한 5069억원이다. 발표 다음날인 5월 2일 주가는 18.87%(8350원) 급락하며 3만9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539억원을 기록했다.

에코앤드림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금융 갈무리

에코앤드림 측은 유상증자에 대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1주당 3만5250원에 신주 340만4256주(보통주)를 모집해 약 12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주당 발행가는 3만5250원이다, 공모자금 중 400억원은 채무상환에 800억원은 신규 시설투자에 쓰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김민용 대표(지분율 17.8%)도 공모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본인 보유 주식 중 일부(보통주 19만3000주)를 블록딜로 매각해 공모에 참여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주가 악재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대주주가 지분을 내다 파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주주들은 주가가 더 떨어질 게 뻔하다며 추가 하락에 우려하고 있다.

앞서 에코앤드림은 지난 3월 8일 연이율 15%의 초고금리의 교환사채(EB) 130억원 발행을 발표했다. 당시 장중 주가는 전일 거래 종가 대비 15.83%(6만1700원) 밀렸다. EB는 자금조달에 대한 대가로 만기까지의 이자에 더해 원금에 상응하는 규모의 회사 주식을 원금회수 대신 선택할 수 있도록 교환권을 제공하는 자금조달 수단이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처럼 신주 발행은 없지만,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대가로 제공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다.

높은 이자비용을 대가로 당장 급한 불을 껐지만, 영업 적자 흐름 속에서 재무상황의 근본적인 개선 및 적절한 부채 상환이 가능할지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는 모양새다.

에코앤드림은 장기간 자금난에 직면해 있다. 2022년까지는 영업 및 당기순이익 흑자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15억원, 영업손실 30억원, 당기순손실 10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 1분기 역시 영업손실이 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를 지속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91억원으로 98.7% 증가했다. 순손실은 7억원으로 적자폭을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