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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180명 감원하더니...경동제약 '108억 배당잔치'

- 1Q 영업손실 7억원...6분기 연속 적자
- 판관비 확대, R&D 예산 증액 영향
- 작년 3분의 1 감원, 영업손실 249억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경동제약이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적자 늪에 빠졌다. 지난해 광고선전비 축소와 인력 180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지급수수료와 연구개발(R&D)비용 등 판매관리비(판관비) 지출이 증가한 탓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81.3% 개선했지만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진 못했다. 매출은 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5억원)과 비교해 20.1% 증가했다. 순환기계용제부문(96억원), 소화기관용제부문(38억원), 건강기능식품 부문(15억원) 성장이 매출을 견인했다.

연간 영업이익(연결기준)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157억원에서 2022년 83억원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 -249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는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다. 같은 기간 당기 순손실은 182억원에 이른다.

최근 6개 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4분기 마이너스(-)7억원 ▲2023년 1분기 -41억원 ▲2분기 –36억원 ▲3분기 –16억원 ▲4분기 –157억원 ▲2024년 1분기 –7억원순으로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6분기 연속 적자라는 점이 위기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적자 배경은 판관비 확대와 R&D 예산 증액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판관비는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225억원) 대비 8% 상승했다. 판관비 중에선 지급수수료와 R&D 비용이 급증했다. 지급수수료는 2023년 1분기 14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92억원으로 35.2%(50억원↑) 증가했고, 같은 기간 R&D 비용은 27억원에서 35억원으로 28.2%(8억원↑) 늘어났다. R&D 비율은 매출액 대비 7.8%다.

경동제약 CI

경동제약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광고선전비와 인원을 대폭 줄였다.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11억원으로 전년 동기(19억원) 대비 44.4%(8억원↓) 감소했다. 연간 광고선전비는 2022년 103억원에서 지난해 말 52억원으로 49.5%(51억원↓) 줄었다.

회사는 지난해 직원 3분의 1 가량이 짐을 싸는 대규모 감원이 이뤄졌다. 직원수는 588명에서 405명으로 31.1%(183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급여 지출액은 2022년 말 370억원에서 2023년 말 209억원으로 43.5%(161억원↓) 감소했다. 이런 기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2024년 1분기 말 기준 급여 항목 지출은 25억원으로 2023년 1분기(31억원) 보다 19.5%(6억원↓) 줄었다.  

지난해 실적 악화로 직원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류기성 대표(부회장)의 연봉 인상이 알려지며 구설에 올랐다. 류 대표는 경동제약 창업자 류덕희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이 회사의 최대주주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음에도 올해 보통주 1주당 400원을 현금 배당(시가배당률 5.9%)을 실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4월 18일 배당으로 유출한 돈은 108억원이다. 최근 4년간 배당 성향은 2019년 47.1%(118억원), 2020년 107.8%(138억원), 2021년 107.7%(109억원), 2022년 89.2%(109억원)다.

1976년 2월 설립된 경동제약은 의약품 제조,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17.51% 지분을 보유한 류 대표다. (재)송천재단(4.76%), 사내근로복지기금(3.77%), 류 대표 동생 류찬희(3.46%), 장녀 류기연(2.21%), 차녀 류연경(1.79%), 삼녀 류효남(1.25%) 등이 지분을 나눠같고 있다. 송천재단은 류 명예회장이 후학 양성을 위해 본인 소유의 경동제약 주식 (30만 주)과 현금 등 총 30억원을 출연해 만든 장학재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