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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빚더미 SSG닷컴' 1년만에 순차입금 1810억원 증가

- 순차입금 1851억, 전년比 4400%↑…5년 연속 적자
- 순현금 2019년 5090억 → 2022년 순차입 전환
- FI ‘1兆 풋옵션’ 리스크 뇌관으로 부상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재근 기자

에스에스지닷컴(SSG닷컴)의 순차입금이 1800억원을 돌파하며 재무안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5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며 현금성자산은 급격히 감소했고, 총차입금이 늘면서 순차입금도 함께 증가했다. 이에 따른 금융 이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SSG닷컴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연결 기준 지난해 순차입금은 18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1억원) 보다 1,810억원(4414.6%↑) 급증한 규모다. 

2019년 만 해도 회사의 곶간엔 7115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이 쌓여 있었다. 당시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뺀 순현금 규모만 봐도 5090억원에 달했다. 

SSG닷컴의 재무 건정성에 이상 징후가 보인 건 2021년 무렵이다. 그해 순현금은 2039억원으로 감소했고 이듬해 순차입으로 전환했다.

순차입금이 증가한 원인은 적자 구조가 장기화된 탓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순손실은 1041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1227억원) 보다 적자폭은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상태를 이었다. 2019년 584억원 수준이던 순손실 규모는 2020년 338억원으로 개선되는가 싶더니 2021년 824억원, 2022년 1227억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최근 6년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훑어보면 ▲2018년 매출 88억원, 영업이익 11억원 ▲2019년 매출 8442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819억원 ▲2020년 매출 1조2951억원, 영업이익 -469억원 ▲2021년 매출 1조4942억원, 영업이익 –1079억원 ▲2022년 매출 1조7447억원, 영업이익 -1112억원 ▲2023년 매출 1조6784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이다. 2019년 이후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도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기업운영에 들어가는 운전자본은 매년 늘어나면서 현금흐름이 둔화됐다. 지난해 운전자본은 1778억원이 투입됐다. 2019년 313억원에서 시작해 2020년 645억원, 2021년 1509억원, 2022년 1578억원 순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SSG닷컴 CI

SSG닷컴은 1997년 만들어진 신세계몰이 전신이다. 2019년 신세계백화점(신세계몰)과 이마트(이마트몰)의 온라인 사업을 각각 떼어 내 통합한 이커머스 계열사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SSG닷컴 발(發) 재무 리스크가 신세계그룹을 덮쳤다. 신세계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에 총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 상환 압박을 받고 있다. SSG닷컴이 FI부터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을 투자받으며 맺은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되파는 권리)이 문제가 됐다. 

신세계그룹과 FI인 어피너티와 BRV캐피탈은 2023년 SSG닷컴의 총거래액(GMV)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거나 기업공개(IPO) 관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올해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FI 측 소유주식 전부를 웃돈을 주고 대주주(신세계그룹)측이 사가야 하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이 계약 조건을 지켜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FI는 SSG닷컴이 상품권 거래 등을 통해 GMV를 과대 계상한 만큼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두고 맞서는 사이, 최근 FI와 맺은 풋옵션 계약 만기일을 넘겼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단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SSG닷컴이 본격적으로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힘을 얻고 있다. SSG닷컴 상장이 모기업인 이마트와 그룹의 재무 악화 해결에 중요한 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SSG닷컴의 몸값은 약 10조원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