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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AK플라자 ‘밑 빠진 독 될까’…영업손실 36%↑ 껑충, 부분 자본잠식

- 그룹 전방위적 지원, 자본잠식률 94.8% → 41.6%
- 영업활동 현금흐름 –387억원, 재무구조 악화 지속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AK플라자(전 AK S&D, 에이케이에스앤디)가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 자본잠식이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상쇄하기 시작하는 단계를 뜻한다. 즉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가 됐다.

순이익 감소로 매년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는 4년 전 자본잠식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2019년 54%이던 자본잠식률은 이듬해 80%까지 치솟았다. 이때는 코로나19 시기로 국내 대부분의 유통업계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던 때다. 2019년 영업이익은 6억3000만원에서 2020년 마이너스(-) 221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부채비율 역시 195%에서 592%로 폭증했다.

2021년은 적자폭이 더 커져 247억원까지 늘었다. 2022년은 영업손실 191억원 기록하며 다소 개선됐지만, 당기순손실은 292억원에서 314억원으로 증가했다. 

AK플라자는 여전히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말 실적(수원애경역사 12월 실적 반영 기준)을 살펴보면, 매출액 2475억원에 영업손실 2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91억원) 대비 영업적자 폭을 36% 키웠고 당기순이익은 –438억원을 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87억원을 보이며 현금이 쌓이지 못하고 유출되는 구조다. 이에 회사는 차입으로 곳간을 채웠다. 지난해 말 기준 장·단기차입금은 2830억원으로 전년(1828억원) 보다 54.8% 증가했다.

애경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0분의 1 무상감자 ▲그룹사 유상증자 참여 ▲수원애경역사 합병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쳤다.

AK플라자.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2023년 2월 주식 수를 줄이는 무상감자(-2030억원)를 단행하자 자본금은 2256억원에서 226억원으로 줄었다. 줄어든 자본금 2030억원은 결손금 보전(1182억원)과 자본조정(848억원)에 활용됐다. 유상증자(1002억원)에는 모회사인 AK홀딩스와 그룹 계열사인 애경자산관리가 각각 790억원, 212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유상증자는 공모 형식이 아닌 신주를 인수할 주주가 정해진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상증자로 자본금이 증가하자 다양한 재무 효과가 발생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703%로 전년(4110%)과 비교해 3407%p(포인트) 낮아졌고, 같은 기간 자본잠식률도 94.8%에서 41.6%로 개선됐다. 지난해 결손금은 707억원 규모로 전년(1450억원)보다 완화 됐다. 

AK플라자는 수원애경역사를 흡수합병하며 자본금을 369억원 더 늘렸다. 이때 수원애경역사가 갖고 있던 차입금을 받았는데, 이에 따라 장·단기차입금은 54.8%(2022년 말 1828억원 → 2023년 말 2830억원) 증가했다. 

2023년 말 기준 자본금은 1597억원, 자본잉여금은 338억원, 이익익여금은 –707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애경그룹 계열사의 AK플라자 수혈을 두고 '밑 빠진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AK플라자 지분은 AK홀딩스와 애경그룹 오너일가 소유인 애경자산관리가 나눠 갖고 있다.

AK플라자의 전신은 서울 구로구에 1993년 문을 연 애경백화점 1호점이다. 당시 지역 여성 문화 증진이란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앞서 1970년 창업주 고(故) 채몽인 회장의 타계 이후 아내인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장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경영에 나서며 성장했다.

애경그룹의 모태는 1950년 9월 설립된 무역회사 대륭산업이다. 1954년 6월 인천 소월동의 세탁비누 제조업체 애경유지공업을 인수한 뒤 애경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66년 국민 주방 세제 트리오를 선보이며 기업의 면모를 갖췄다. 2018년 서울 홍대입구 옆 앞에 사옥 신축하며 저비용항공사(LLC) 등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