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 증가하자 연체도 증가, 연체율 1.67%
- 6개월 이상 장기연체는 4배 가까이 증가
- 최하위 자리 두고 ‘우리카드’와 업치락 뒤치락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지난해 하나카드가 국내 카드사 중 실적 최하위에서 벗어난 가운데 연체율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취약 고리로 지목받던 채권 총액이 증가하면서 연체채권이 크게 뛴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전년(0.98%)보다 0.69%p(포인트) 오른 1.67%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7대 카드사인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중 최고치다.
최근 1년간 연체율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말 0.98% → 2023년 1분기 말 1.14%p → 2023년 2분기 말 1.48% → 2023년 3분기 말 1.66% → 2023년 4분기 말 1.67% 순으로 꾸준히 높아졌다.
지난해 연체율이 크게 오른 것은 1달 이상 연체채권이 2018억원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할부금융자산, 대출 채권, 카드·비카드부문 등 영업을 빠르게 늘린 영향이다. 특히 비카드는 신용판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주들의 신용도가 낮고 연체 시 액수가 큰 특성이 있다.
2022년 말만 하더라도 1084억원이던 연체채권 잔액은 1년 새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2023년 1분기 말 1322억원에서 2분기 1785억원으로 늘더니 3분기엔 2063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회사가 연체율 진화에 나서면서 4분기 말 201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미 급증한 연체액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제는 악성으로 분류되는 3개월 이상 장기 연체채권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액은 1043억원으로 전년(69억원) 보다 2배 증가했고, 6개월 이상 연체채권은 2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69억원)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하나카드는 영업이익 2224억원을 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전년보다 10.8% 감소한 2181억원을 보였다. 당기순익은 1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920억원) 대비 10.9% 감소폭을 보였지만, 카드사 실적 최하위 자리를 두고 업치락 뒤치락 한 우리카드 순이익(1120억원)보다 50% 이상 많은 이익을 내며 꼴찌를 면했다.
최근 5년(2019~2023년) 중 하나카드가 업계 최하위를 면한 건 2020년, 2021년, 2023년 3차례다. 개인 이용금액을 끌어올린 게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업전략설계 자문사인 펄스 관계자는 “카드빚을 못 갚는 사람이 늘면서 카드사마다 연체율이 증가하는 추세다”라며 “취약 차주의 상환능력이 회복되지 못하자 카드사의 대손비용 증가했고 회사의 순익을 갉아먹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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