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회사 핀크럭스 ‘실제 가치’ 차이 발생...자산손상
-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
- IPO 악재, 예비심사청구 시점 타진 중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한 모바일 애드테크 기업 버즈빌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93억원의 영업권을 손상 처리하면서다. 영업권은 다른 회사를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과정에서 그 회사의 순자산 가치보다 더 지급한 일종의 ‘웃돈(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말한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버즈빌은 지난해 93억원의 영업권을 손상 처리했다. 버즈빌은 2020년 12월 인수한 자회사 핀크럭스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손상 차손을 비용으로 인식했다. 핀크럭스 인수가(230억원)와 순자산 공정가치(실제 가치) 간의 차이는 자산손상(기타비용)으로 이어졌다.
플랫폼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업권 가치는 미래 현금 창출 능력뿐만 아니라 영구 성장률과 현재 가치 할인율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며 “최근의 모바일 광고시장과 경쟁 상황을 고려해 영업권 회계 처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영업권 손상 처리는 버즈빌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영업권 손상은 순이익에 손실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버즈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67억원을 내고도 당기순손실은 1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시장 전망치 보다 낮은 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 주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 전환하며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IT 창업과 엑시트 밝은 이관우 대표가 자회사 M&A에서 대규모 자산손상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 대표는 이토프, 포스트윙, 데일리픽 등을 창업해 네이버, 티몬 등 국내 IT 대기업에 매각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핀크럭스는 금융, 보험 산업 대상 모바일 맞춤형 광고 회사로 버즈빌이 애드 네트워크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했다. 인수 당시 핀크럭스의 매출은 200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 규모였다. 실제로 핀크럭스의 레퍼런스는 통신사 및 금융사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하며 버즈빌이 몸집을 키웠는데 일조했다.
보상형 광고 플랫폼은 사업 특성상 B2C와 B2B 영역에서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다. 다만 광고 시장 변동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사업모델로 평가된다. 버즈빌은 지난해 매출 1030억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광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에 고전하고 있다. 올해 역시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 축소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버즈빌은 수익성을 제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버즈빌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29억원으로 올해 실적 개선에 실패할 경우 유동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기업공개(IPO)에도 악재다. 회사는 예비심사청구 시점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즈빌은 설립 이후 4번의 투자(누적 투자금 345억원)를 유치했다. ▲2013년 시드 10억원 ▲2013년 시리즈A 30억원 ▲2015년 시리즈B 100억원 ▲2016년 시리즈C 205억원이다. 시리즈C는 리드 투자자 LB인베스트먼트를 위시해 산업은행,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신한은행,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게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스웨이브][이용웅 칼럼] 영수회담, ‘현금살포 추경’ 넘어선 민생대책 합의점 찾아야 (1) | 2024.04.23 |
---|---|
[뉴스웨이브][현미경] 부산 국제저축은행, 작년 예금 감소율 '전국 최고' (0) | 2024.04.23 |
[뉴스웨이브][게이트]교원, 1년 새 현금 90% 줄었다 (1) | 2024.04.19 |
[뉴스웨이브][게이트]‘매각 협상 막바지’ 지오영, MBK파트너스 품으로 (2) | 2024.04.19 |
[뉴스웨이브][현미경]SNT저축은행, 연체 채권 건전성 전국 ‘꼴찌’…‘최평규 개인회사의 민낯’ (0) | 2024.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