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K 배타적 협상권 부여 4개월만 SPA 눈앞
- 매각 대상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
- 경영권 쥔 조선혜 회장 재출자 방안 유력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의약품 도매업체인 지오영 인수를 위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원매자는 MBK파트너스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세부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다.
19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간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후 지오영 매각을 추진해 왔다. 올해 초 지오영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MBK파트너스가 선정되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 MBK파트너스는 300억달러(약 39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PEF 운용사다.
매각 대상은 블랙스톤이 보유한 지오영의 지주사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다. 조선혜지와이홀딩스는 지오영의 최대주주(지분율 99.17%)다. 지오영 경영에 관여 중인 조선혜 회장은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21.99%를 들고 있다.
거래 방식은 MBK파트너스가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고 조 회장이 재출자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원매자인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블랙스톤이 보유한 지분만 가져오는 셈이다. 블랙스톤이 가진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가치는 약 1조4000억원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지오영의 기업가치 약 2조원에 블랙스톤의 지분율(71.25%)로 산출한 값이다.
MBK파트너스 자문사로는 골드만삭스와 삼성증권이 참여했다. 인수 재원은 MBK파트너스가 2020년 조성한 65억달러(약 8조5천억원) 규모의 5호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사전에 정하지 않는 펀드)가 사용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의 그간 평균 누적 내부수익률(IRR) 22%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보여온 만큼, 지오영 볼트온(Bolt-on·동종기업 추가인수)을 통한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지오영은 조 회장과 이희구 회장이 2002년 설립한 의약품 도매업체다. 블랙스톤은 2019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지오영 지분 인수 이후 지역 제약유통사를 사들이며 회사의 볼륨을 키웠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의약품과 임상용 의약품, 희귀 필수의약품, 동물 백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업계 1위에 올려놓았다.
지오영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4조4천386억원, 영업이익은 8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5%, 14% 성장했다. 창사 이래 최대치다.
이번 딜(Deal)은 자산실사와 SPA 체결, 매매대금 납입 등을 거쳐 완료될 예정이다. 매각절차가 완료되면 블랙스톤은 약 5년 만에 엑시트(Exit‧자금회수)에 성공하게 된다. 블랙스톤은 2019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당시 지오영의 전체 기업가치를 1조800억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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