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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SK家 3세 최성환, 운전대 잡은 ‘하이코캐피탈’ 첫 자본 역성장

- SK네트웍스의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 투자법인
- 2020년부터 3년간 총 2000억 AI 관련 투자
- 당기순손실 37억, 총포괄손익 –148억...자본 감소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SK네트웍스가 설립한 사업형 투자회사인 하이코캐피탈(Hico Capital)이 150억에 가까운 포괄손익이 발생했다. 기존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하이코캐피탈은 SK네트웍스가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 세운 법인으로 설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해외 유망 스타트업 지분취득과 펀드출자 투자를 진행했다. SK네트웍스가 과거 종합상사의 색깔을 지우고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모하는 중 첫 당기순손실이라는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코캐피탈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3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익에 기타손익까지 합치면 총포괄손익은 마이너스(–) 148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가 역성장 한 건 2020년 회사 설립 이후 첫 사례다, 스탠다드코그니션 등 투자 한 회사들의 기업가치 하락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탠다드코그니션은 하이코 캐피탈이 2021년 1월 300억원을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밸류가 140억원으로 하락했다.

하이코캐피탈은 사업 초기인 2022년 당기순이익 23억원 거두며 성공적으로 투자업계에 진입했다. 당시 업계는 SK네트웍스의 투자에 대한 내부수익률(IRR)을 15% 이상까지 내다봤다. 

SK네트웍스가 하이코캐피탈에 투입한 누적 출자금은 지금까지 1268억원이다. 2020년 7월 설립(사명변경 전, 텐엑스캐피탈) 당시 14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367억원, 2022년 742억원 2023년 144억원을 출자하며 외형을 키웠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그래픽=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하이코캐피탈은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지분취득 6건, 펀드출자 12건 등 18개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0년 펀드출자 5건(3210만 달러)  ▲2021년 지분취득 2건, 펀드출자 2건(2950만 달러) ▲2022년 지분취득 3건, 펀드출자 1건(5600만 달러) ▲2023년 지분취득1건, 펀드출자 4건(2800만 달러)이다. 누적 투자금액은 1억4560만 달러(한화 약 2000억원)다. 

하이코캐피탈은 AI가 개인과 산업계에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점에 주목하고 지분취득 회사는 해외 스타트업들에 집중돼 이뤄졌다. 출자펀드는 AI,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바이오텍, 핀테크, 블록체인, 농업 등 기술 분야에 분산 투자됐다.

SK네트웍스는 오래전부터 투자형 사업회사에 관심을 갖고 2018년 마켓컬리 등에 투자해 왔다. 2019년 본격적으로 텐엑스(TenX)캐피탈(하이코캐피탈의 변경 전 사명)을 설립하며 투자 사업에 속도를 냈다. 텐엑스캐피탈은 설립 초기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 투자에서 현재 해외 기술 기업과의 사업협력과 네트워크 구축에 더 집중하는 추세다.

SK네트웍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전 회장이 경영하던 곳으로 지금은 최 전 회장의 아들 최성환(1981년생) 사장이 사업총괄 사장 겸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2019년 SK네트웍스에 입사해 2022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SK네트웍스는 SK㈜(43.9%)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지만, 최 사장은 개인(지분율 3.17%) 최대주주다. 내부에선 최 사장의 의사결정권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최 사장 독자경영 체제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하이코캐피탈 역시 최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본사와 투자사의 사업 시너지로 2026년까지 영업이익을 7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3배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