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LCPL 보유지분 75.01% 전량…매각 불발
- LCPL 가치, 1069억 → 881억→ 1069억(원가) → 1401억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롯데케미칼이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자회사 매각을 추진 중이나, 업계를 덮친 불황으로 인해 원매자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매물은 롯데케미칼의 파키스탄법인(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LCPL)이다. 한때 매출 7000억원대를 기록했던 회사이지만 업계 불황으로 몸값이 대폭 낮아져 처분조차 쉽지 않게 됐다. 지난해는 구체적인 인수 대상자와 금액까지 정해지고 무산됐다.
매각 사유는 롯데케미칼이 LCPL의 주력 사업인 PTA를 비핵심 사업군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석유화학에서 이차전지·수소 등 고부가 소재로 사업 전환에 나선 상태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0년 국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PTA은 원유 정제를 통해 나온 파라자일렌(PX)을 활용한 제품이다. 폴리에스터 섬유, 산업용 원사, PET병 등의 원료로 들어가는 중요한 산업 자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월 파키스탄의 화학업체인 럭키코어인더스트에 LCPL지분 전량(75.01%)을 1924억원에 팔기로 했다가 합의했다가 올해 1월 15일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 파키스탄 현지에서 기업결합 승인이 나지 않아 해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의 불안정한 정국 상황은 차치하고 중장기적 수익성 약화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PTA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부터 난관이라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PTA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며 최소 4년은 시황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며 “원매자 입장에서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라고 전했다. 이어 “매각은 최소 연내까진 성사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증권거래소 상장사인 LCPL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장부상 가치는 취득원가인 1069억원에서 881억원(손상차손 188억원 반영)으로 주저앉았다,
이에 LCPL은 자회사인 롯데파워젠(Lotte Powergen Limited)과 합병하는 강수 뒀다. 합병의 효과로 LCPL은 2016년 순이익(36억원)을 내며 흑자전환 했다. 2018년엔 장부상 가치 다시 취득원가(1069억원)에 맞춰졌다. 이 당시 매출은 5206억원, 당기순이익은 402억원을 기록했다.
LCPL은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가까이 손실 없이 순항했다. 하지만 최근 LCPL 장부상 가치는 다시 내리막길이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LCPL의 지분 기준 가치는 2022년 1645억원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말 기준 1401억원으로 하락했다. 아직 취득원가(1069억원)보다 높긴 하지만 2022년(1645억원)과 비교하면 평가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
LCPL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38억원을 올렸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는 마이너스(-)를 보였다. 2023년에만 507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전년 역시 매출 6347억원, 당기순이익 640억원을 기록했지만 현금 순유출은 247억원이 발생했다. 현금 창출력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이다.
이훈기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파키스탄 법인 매각이 불발 됐지만 회사 전략적 포지션은 여전히 동일하다"며 "올해 적절한 타이밍에 다시 재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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