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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신제품 출시했는데”…롯데칠성음료, ‘뚝’ 떨어진 맥주 매출

- 맥주가 전체 주류부문 영업익 끌어내려
- 피츠 수퍼클리어,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잇따라 ‘단명’
- 맥주 매출 807억 전년比 18% 급감↓…새로, 청하 선전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제로 소주인 '새로'와 제로 탄산음료인 '별빛 청하 스파클링' 브랜드를 거느린 음료 업체 롯데칠성음료가 맥주에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맥주 사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타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039억원, 33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한 해 전인 7745억원보다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9억원에서 336억원으로 8.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4.2%) 역시 전년 대비 0.6%p(포인트) 줄었다.

주류부문 수익성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맥주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맥주 매출액은 지난해 807억원으로 전년 보다 18% 급감했다. 주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맥주 출고가를 쉽사리 올리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원재료인 주정과·맥아 등 가격이 올랐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출고가를 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와 기존 제품의 경쟁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도 있지만, 맥주 소비가 많은 유흥 시장에서 기존 거래처와 이해관계로 상품 교체가 어렵다"라며 "당분간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 CI

회사는 2023년 11월 4세대 맥주 ‘크러시’로 도전장을 냈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크러시는 2020년 선보인 ‘클라우드 생드래프트’에 이어 3년 만에 내놓은 맥주 신제품이다. 앞서 회사는 2017년 '피츠 수퍼클리어'도 출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조기 단종 했다.

주류부문에서 맥주를 제외한 다른 제품군들은 순항 중이다. 최근 3년 주류 부문 실적을 살펴보면 별도 기준 2021년 매출 6722억원에 영업이익 245억원 → 2022년 매출 7745억원에 영업이익 369억원 → 2023년 매출 8039억원에 영업이익 336억원을 보인다. 3년 간 20% 외형이 성장했다.  

'새로'에 힘입어 지난해 소주 제품 매출액은 3387억원을 기록했다. 새로는 2022년 9월 제로 슈거(Zero Sugar) 슬로건을 내세워 빠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은 2022년 16.6%에서 지난해 20.7%로 확장됐다.

2022년 5월 출시한 '별빛 청하 스파클링'도 지난해 6300만병이 팔려나가며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이는 2022년 판매량인 5630만병과 비교하면 670만병이 더 판매된 것이다.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광주공장 청하 생산 설비를 증설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매출은 음료부문과 주류부문으로 나뉜다.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비중은 각각 74%, 26%다. 회사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3조2246억원이다. 이중 주류부문은 8388억원을 담당했다.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종합음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주류부문의 맥주 포트폴리오는 반드시 가져가야 하는 시장이다. 내년 매출 목표치 4조원 달성을 위해서도 맥주는 맞춰야 하는 퍼즐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