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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엔비티, 현금보유고 '2년 새 절반 증발’

- 차입금 상환, 자기주식 취득 등에 사용
- 실적 부진...현금흐름 2년만 마이너스 전환
- 박수근 대표 개인 차입 증가 ‘눈길’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엔비티가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현금성자산이 2년 새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현금창출력 악화 상태에서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현금창출력 회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엔비티의 연결기준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약 130억원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21년 257억원과 비교해 49%(127억원) 줄었다. 2023년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4억원, 단기금융상품은 26.4억원이다. 2021년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70억원, 단기금융상품이 90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상당한 현금이 유출됐음을 알 수 있다.

현금보유고가 큰 폭으로 줄어든 건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하나는 실적 부진으로 인한 현금흐름의 마이너스(-)다. 지난해 엔비티는 영업적자 전환되고 순손실폭이 확대됐다. 회사는 차입금 상환과 자기주식 취득에도 현금을 지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160억원대였던 현금곳간은 100억원대로 줄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063.6억원, 영업손실은 3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00%대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말 95%대에서 소폭 올랐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 아니다. 

장기 차입에서 단기 차입 구조로 변화된 점은 눈길을 끈다. 통상 즉시 상환이나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을 때 기업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단기차입금의존도는 2%대에서 30%대로 올라섰다.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역시 마이너스 전환했다.

엔비티 CI

엔비티는 적자 상황에도 외형을 계속 키워왔다. 캐시슬라이드와 에디슨오퍼월을 운영하는 엔비티는 사업 특성상 대규모 영업비용이 수반된다. 지난해의 경우 연매출에 육박하는 영업비용이 들어갔다. 매체사와의 광고 제휴에는 지급수수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엔비티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B2B(기업간 거래) 리워드 광고 상품을 기획·개발·운영하는 광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B2B 상품은 '애디슨 오퍼월'이다. 시장 내 점유율은 45% 수준이다. 오퍼월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대형 플랫폼 제휴와 함께 빠르게 늘었다. 오퍼월 MAU는 2020년 500만명, 2021년 700만명, 2022년 1000만명 등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주요 제휴사는 네이버웹툰, 네이버페이, 토스, 비씨카드 등이 있다. 

회사가 차입금 상환에 집중하는 사이 박수근 대표의 개인 차입은 증가해 눈길을 끈다. 박 대표는 엔비티 지분 23.80%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박 대표는 지난 2월 1일 공시를 통해 케이프증권과 채결한 주식담보대출 만기를 5월7일로 연장한다고 알렸다. 당초 만기는 2월 5일이었다. 박 대표는 본인이 보유한 엔비티 주식 403만여 주 중 310만여 주를 담보로 2022년 1월부터 현재까지 복수의 은행 및 증권사로부터 총 109억원을 대출했다. 이자율은 최소 4.5%에서 최대 6.5% 구간이다. 연간 이자를 단순 계산해도 6억원이 훌쩍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