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건설업계 위기설 제기...롯데·GS·HDC현산·신세계 등 주목
-HDC현산, 재무안정성, 영업실적 등 안정적으로 개선...PF보증규모 대비 리스크도 제한적
-다만 기존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등 재무적 불확실성은 잔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이태희 기자
오는 10일 총선 이후 건설업계 위기설이 부상하는 가운데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시장에서 문의가 많은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등 4개 건설사를 평가했다.
1일 한신평의 ‘건설: 본격화되는 PF 구조조정, PF우발채무 및 미분양 부실에 주목할 시점’ 보고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실적, 재무안정성, PF위험 통제 등 현 신용등급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작년 말 연결기준 PF보증은 도급사업 약 1.6조원, 정비사업 1.0조원 등 2.5조원이다. 작년 말 연결기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PF보증규모가 84%에 이르고 있으나 정비사업과 분양이 상당 수준 완료된 착공 도급 현장이 대부분으로, PF보증규모 대비 실질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도급사업 PF보증 1.6조원 중 1.2조원은 착공 현장에 대한 보증이다. 착공 현장 중 1조원 이상은 분양률이 85~100% 수준으로, 향후 유입되는 분양대금을 통해 PF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구조다. 일부 착공 현장(PF보증 910억원)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약 60~70% 수준의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북 익산 부송4지구(480억원)는 착공 이후 현재까지 분양을 개시하지 않은 상태다.
한신평은 해당 현장들의 경우 향후 분양 진행 양상에 따라 관련 PF차입금 상환, 또는 공사대금 대손의 형태로 일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분양률 수준, 보증금액 등을 감안하면 관련 부담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착공 도급사업 현장에 대한 PF보증 3,485억원은 전부 충남 천안 지역 사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해당 현장의 사업성과 입지를 고려해 지난해 인근 사업장들에 대한 PF보증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2022년 말 기준 관련 PF보증은 140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말 기준 이 지역에 PF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미착공 현장은 3개 사업지로, 총 도급액은 7,605억원(2023년 말 기준), 총 예정세대수는 약 3,400세대이며,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에 걸쳐 착공 및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2년 하반기 이후 천안에서 공급을 진행한 현장들이 대부분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 사업장들은 천안 일반산업단지와 추후 신설될 수도권 전철 1호선 부성역 인근에 위치해 일정 수준의 입지는 확보한 것으로 한신평은 판단했다.
정비사업에 대한 PF보증 1.0조원의 경우 금액 기준으로 52%의 사업장에서 착공 및 분양(일반분양 기준 분양률 100%)이 완료됐다. 미착공 사업장은 2개 현장(PF대출잔액 서울 방화6구역 1,013억원, 부산 가야1구역 37억원)이며, 방화6구역의 경우 올해 분양 예정이다.
서울 홍은13구역, 잠실진주아파트(2,364억원) 및 대구 범어우방 1차, 2차(1,193억원) 현장은 착공 이후 현재까지 일반분양을 진행하지는 않은 사업장이다. 대구 사업장들의 경우 전체 세대수의 약 70%를 차지하는 조합원 물량에 대한 분양은 완료됐다.
한신평은 PF 차환의 경우 올해 HDC현대산업개발이 보증한 약 1.2조원의 PF 차입금 및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예정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PF유동화증권 등의 차환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2024년 1분기 만기인 5,879억원 중 4,214억원에 대해서는 본PF 전환을 포함해 차환이 완료되었다. 나머지 1,665억원의 경우 이미 준공 후 입주를 진행한 부산 레이카운티,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 현장에 대한 보증으로, 분양대금을 통한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HDC현대산업개발의 별도기준 차입금 1.8조원(리스부채 제외, 차입거래로 인식된 수익증권 매각대금 포함) 중에서 2024년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약 1.3조원이다. 3월에 상환이 완료된 회사채 700억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은행차입금 및 매출채권 ABL(Asset Backed Loan)이다.
금융기관 차입금 1.2조원 중 0.5조원은 차환이 완료되었으며, 0.3조원은 해당 매출채권 회수를 통해 상환할 예정으로, 실질적인 차환 위험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약 0.7조원의 보유 현금성자산(2023년 말 별도기준), 지속적인 분양대금 유입, 보유 자산에 기반한 추가 차입여력을 바탕으로 관련 차환 및 유동성 부담에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작년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진행사업장 분양률은 94.4%로, 우수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신규로 공급한 현장 중 음성아이파크 등 일부 지방 사업장이 60~70%의 분양률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전체 주택사업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아직 크지 않은 수준이며, 준공까지의 기간 등을 감안할 때 공사대금의 대규모 대손 발생 가능성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4년 수도권 및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1.3만 세대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공급 예정 물량의 절반 이상인 7천여 세대가 조합원 분양 물량이 확보된 정비사업 현장이다. 도급 및 자체 사업도 3천여 세대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현장으로, 분양 위험을 수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신평은 전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3년 전년 대비 증가한 연결기준 1,953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4.7%)을 기록했다. 공사원가 상승과 에티오피아 고레-테피 도로 등 일부 현장의 예상손실 인식(약 340억원)이 수익성에 부담이 되었다. 2024년에도 자체사업을 중심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한 2021년 이전 수준의 이익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규로 착공하거나 수주하는 공사들의 경우 원가 상승분을 상당 수준 도급액에 반영하고 있고 진행사업장의 분양이 대부분 마무리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점진적인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신평은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사고 전까지만 해도 순차입금 마이너스의 우수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던 회사였다. 그러나 광주사건 수습, 매출 증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확대 등으로 2023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1.5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주택 사업위주의 지속적인 분양대금 유입과 영업자산 회수 등을 통해 별도기준으로 약 5천억원의 순차입금을 추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부터 특히, 대규모 자체사업인 광운대 역세권 개발 ‘H1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광운대역 일대 약 15만㎡의 철도 시설 용지에 3,000세대 이상(일반분양2,078세대 예정)의 주거단지와 호텔, 오피스, 리테일 등의 복합상업시설, 공공 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약 6,000억원의 용지매입은 대부분 완료됐다. 자체사업의 특성상 해당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시행이익을 포함한 수익성 및 현금창출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2021년 광주 학동 철거 현장 사고는 부실시공 관련 영업정지 8개월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가 인용된 후 취소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22년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의 경우 서울시의 청문절차가 진행된 이후 관련 형사재판 등과 연계해 행정처분이 지연되는 양상이다.
한신평은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광주 학동 철거 현장과 화정아이파크 현장의 연이은 사고 발생, 사고의 중대성, 파급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광주 학동 및 화정아이파크 현장 관련 영업정지 기간은 합산 1년 내외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신평은 현재 모든 상황은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장기간의 영업정지 처분으로 인한 평판 위험, 민간주택 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 약화, 민간 도급사업에서 선분양이 제한될 가능성 등과 더불어 기존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PF보증을 포함한 신규 자금조달 차질 등 재무적 불확실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게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스웨이브][게이트]TA어소시에이츠, ‘공차코리아’ 유상감자로 투자금 중간 회수...넉달만에 현금화 (0) | 2024.04.04 |
---|---|
[뉴스웨이브][현미경] 카카오 김범수, 개인회사서 '이례적 중간배당'...무슨 일? (1) | 2024.04.03 |
[뉴스웨이브][게이트]엔에스쇼핑, 하림그룹 '2세 김준영' 회사 어음 매수 (0) | 2024.04.02 |
[뉴스웨이브][게이트]'특수가스사업부 딜 무산 위기' 재무구조 개선 꼬인 효성화학 (1) | 2024.04.01 |
[뉴스웨이브][게이트]드림어스컴퍼니, 사업성과는 ‘퇴보’ 투자활동은 ‘성공’ (0) | 2024.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