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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MBK, 홈플러스 공개매각 카드…‘팔리지 않는 유통 공룡’ 표류 언제까지?

- 홈플러스, 두 차례 연기 끝 공개매각 전환
- MBK, 매각 지연 부담에 ‘스토킹호스’ 철회
- 유통업 침체·투자 부담에 인수자 여전히 부재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정민휘 기자

홈플러스 매각이 결국 공개입찰로 전환됐다. 시장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 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지난 2일 홈플러스 공개매각을 공고했다. 인수의향서(LOI)는 이달 31일까지, 예비실사는 다음 달 3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입찰서는 같은 달 26일에 접수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MBK)가 장시간 홈플러스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자 결국 ‘스토킹호스’ 방식에서 일반 공개입찰로 방향을 틀었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조건부 인수자를 미리 선정한 뒤 공개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는 구조다. 법정관리 중인 기업이 회생계획 인가 전에 추진하는 인수합병(M&A)으로, 구주 주식을 매각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인수자가 대주주가 되는 형태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는 지난 3월 시작됐다. 6월부터 법원 허가를 받아 회생인가 전 M&A를 추진 중이었다. 계획안 제출 기한도 두 번이나 미뤄져 다음 달 10일로 연기됐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각으로 일정이 다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김병주 MBK 회장이 지난달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매각 완료 시한을 “다음 달 10일”로 못 박았는데, 불과 2주 만에 입찰 공고를 내며 김 회장 스스로의 말을 뒤집은 꼴이 됐다. 펀드 만기와 투자금 회수 시한이 다가오자, 국정감사 리스크보다 매각 지연 부담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출입구 전경. 사진=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그동안 MBK는 홈플러스 엑시트를 위해 알짜 점포를 잇따라 처분해왔다. 역세권 부지를 중심으로 매장을 닫고 부지를 팔아 인수 당시 차입금을 갚아왔다. 그 과정에서 알짜 부지는 이미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넘어간 상태다. 남은 점포 대부분은 상권 경쟁력이 약한 곳들로 평가된다.

MBK가 20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매각이 단기간 내 성사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규모 인수 자금이 필요한 데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침체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자산은 약 6조8000억 원, 부채는 2조9000억 원 수준이다. 수치만 보면 재무구조는 양호해 보이지만, 문제는 현금흐름이다. 올해 2월 기준 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은 2조144억 원에 달하며,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몫이다. 

매출은 연 6조 원대를 유지하지만 수익성은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2022년 결산 기준 영업손실이 1300억 원을 넘겼고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자비용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웃돌면서 ‘가만히 있어도 손해보는 구조’에 갇혀 있다.

잠재 인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설비투자(CAPEX)가 수년째 축소돼 매장을 다시 살리려면 수천억 원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고용 인원이 많아 구조조정도 쉽지 않다. 점포 폐점은 곧 대규모 해고로 이어지고, 이는 정치적 부담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매각 측은 15개 점포 폐점을 추진하다가 노동계와 정치권의 반발을 받자 ‘매수자 결정 전까지 폐점 중단’을 선언했다.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소비자 신뢰도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상품권은 여전히 현금으로만 구입할 수 있고 카드 결제가 막혀 있다. 홈플러스 간석점 상품권 판매 코너의 한 담당자는 “법인카드나 일반카드 결제 모두 불가능하다”며 “상품권 구입을 원하신다면 현금을 준비해 오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언제 개선될지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운영 불편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입점 상인들까지 고객 이탈과 매출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