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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뉴스웨이브][IPO]유진그룹 계열 ‘태성시스템’, IPO 주관사 선정…밸류업 전략 관건

- 물류 경쟁력 강화 위해 지분 100% 가져와
- 2021년 인수, 2년 만에 상장 착수
- 인수 후 매출 성장...실적 하락은 부담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유진그룹 계열인 ㈜태성시스템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채비에 나섰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태성시스템은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실적으로 밸류업 진행한 뒤, 내년 중 상장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 계약 체결 이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기 전까지 최소 2달간의 실사 기간이 필요한 만큼, 예심 시기만 조율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에도 증시 입성이 가능하다.

통상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그룹 내 재무팀의 상장 제반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단계에서 주관사를 선정하기에 밸류업이 완성된다면 언제든 공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IPO 시장의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주관사단을 꾸려 IPO 로드맵을 그린 뒤, 태성시스템의 체급을 키우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점쳐진다.

유진그룹은 2021년 08월 11일 태성시스템 지분 100%를 55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과정에서 유진기업의 100% 자회사인 유진로지스틱스가 전략적투자자(SI)로 199억원을 내고 지분 약 36.4%를,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350억원을 투입해 나머지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 전 태성시스템은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유진그룹의 태성시스템 인수는 물류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었다. 이 거래(딜)로 유진그룹은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관련 기술력을 확보했다. MFC는 여러 지역에 화물이 정확히 도달해야 하는 물류에 사용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리 잡은 언택트 문화의 영향으로 MFC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증가하는 물류 수요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MFC로 처리 거점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 창원물류센터 적용된 태성시스템의 물류 자동 분류 시스템. 사진=태성시스템

IB업계 관계자는 “중·대규모 물류를 다루는 유진로지스틱스가 태성시스템을 안으며 소규모 물류로 분류되는 MFC사업 기반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라며 “태성시스템 인수에 유진로지스틱스가 자기자본 대비 73%에 해당하는 돈을 배팅한 것을 봐도 그 기대치를 엿볼 수 있다”라고 고 분석했다. 

태성시스템은 물류 자동 분류 시스템 제작 설치 업체다. 좁은 공간에도 시스템 설치가 가능한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CJ대한통운, SSG닷컴, 쿠팡 등 국내 물류기업들이 주 고객사다. 

택배상자를 배송지역별로 분류해 주는 '휠소터(wheel sorter) 시스템'을 2020년 영국, 프랑스, 남아공 등 해외 e커머스 업체 납품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같은 해 매출 102억원에 당기순익 21억원을 기록했다. 

유진그룹 품에 안긴 이후 외형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인수 첫해(2021년) 119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2022년) 227억원으로 90.7%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억원에서 39억원으로 11.3%감소했다.

회사의 영업이익 감소한 점이 IPO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IPO 과정에서 손익 등 정보공개와 합리적 가치 산정을 중요시하는 기조를 고려하면 10% 이상 영업이익 하락 부분은 향후 기업가치 절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매출이 빠르게 늘더라도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준이 강화된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못할 경우 실제 몸값은 기대치보다 밑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