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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브][게이트]롯데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 낙하…매각에 ‘찬물’

- 35.7%p, 손보사 중 가장 큰 하락률
- 보험부채 할인에 순금융손익 –2600억원 발생
- 후순위채 조기상환시, 자본감소→지급여력비율 하락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계약자산(부채) 순금융손익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정책으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높아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가용자본도 감소하면서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은 금융 당국 권고치 밑으로 떨어졌다. 롯데손해보험은 외부 자본확충과 자체 자금 등으로 가용자본을 높여 지급여력비율을 권고치에 맞춘 상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순자산상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지난해 말 1412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마이너스(-)2235억원으로 –258%(3647억원) 감소했다. 금리 하락에 따른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채무증권의 평가손익(-814억원)이 한 몫 했다. 

특히 금융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조치로 -2608억원 규모의 보험계약자산 순금융손익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통상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는 가용자본을 축소하고 지급여력비율을 낮춘다.


롯데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말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말(174.8%) 대비 35.7%p(포인트) 떨어진 139.1%%를 나타냈다.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150%) 보다 10.9%p 모자란 수치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로, 금감원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180%대를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지급여력비율이 추락한 배경은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소폭 증가한 반면 분모인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가용자본은 2조9296억원에 2조9405억원으로 0.27%(109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요구자본은 1조6757억원에서 2조1145억원으로 무려 26.2%(4388억원) 증가했다. 요구자본이 가용자본 보다 4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롯데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은 가용자본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지급여력비율을 173.1%까지 끌어올렸다. 자체 이익잉여금과 외부로부터의 자본확충을 단행 한 결과다.

먼저 순이익으로 축척한 이익잉여금은 가용자본을 높이는데 활용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누적 순이익 663억원을 거뒀다. 순자산상 이익잉여금은 전년 3804억원에서  올 상반기 4461억원으로 657억원(17.27%) 늘었다. 

또 올해 2월(800억원), 6월(1400억원) 두 차례에 걸쳐 후순위채를 발행해 총 2200억원 규모의 가용자본을 확충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도 1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조달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 추가 하락 우려가 제기된다. 후순위채로 조달한 자금은 보완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조기상환으로 빠져나갈 경우 가용자본 감소에 반영되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지급여력비율이 150%를 상회하더라도 기발행 자본성증권 규모가 크면 대응 여력이 충분치 않은 분석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 하락폭(35.7%p)은 손보업계 평균치(6.3p%) 보다 큰 편에 속한다. 가용자본의 증가분만으로 정부 권고 기준 지급여력비율을 맞췄을 뿐 요구자본 증가분(4388억원)은 과제로 남았다. 

롯데손해보험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와 있다. 올해 6월 인수를 추진하던 우리금융그룹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후 아직 별다른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각 작업이 난항에 빠진 가운데, 지급여력비율 부담은 매물로서의 매력을 더욱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후 금산분리 규제 회피와 비주력 사업을 정리 차원에서 2019년 롯데손해보험을 JKL파트너스에 팔았다. 현재 사명은 대기업 후광 효과로 기업가치를 받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