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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 매각...몸값 6조 ‘매도자 우위’

- 수익성 변동과 전사 리스크 줄이기 위한 결정
- 글로벌 판매망 구축, 매출 대부분 해에서 발생
- 2022년 이후 수익성 변동, 매각설 제기
- 사모펀드·글로벌 기업들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분야 세계 1위인 바이오사업부를 매각한다. 당초 바이오사업부는 CJ제일제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혀왔다. 2022년 이후 최근까지 실적 변동폭이 컸다. 안정적 수익원으로 가져가기에는 전사 실적에 미치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시장에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바이오사업부가 중국의 저가 공세에 흔들림이 없고, 북미 등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사모펀드(PEF)에게는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원매자 측과 접촉하고 있다. 몸값은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가 선정됐으며, 이르면 다음 달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IB업계는 국내외 대형 PEF 운용사가 인수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일본 등 사료용 아미노산 기업들이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를 못 버티고 철수 한 반면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갖췄다. 매출 대부분도 해외에서 나온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판매망을 탄탄히 구축한 점도 매각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사업부는 미생물을 원료로 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라이신·트립토판)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가 주력사업이다. 사료용 아미노산 품목의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다. 

CJ제일제당 로고

바이오사업부는 2017년 매출 2조원을 넘긴 후 2017년 이후 3~4조원대 외형으로 성장했다. CJ제일제당이 최대 실적을 거둔 2022년의 경우 바이오사업부는 매출 4조8540억원, 영업이익636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상당 부분을 그린바이오 부문이 담당했다. 

바이오사업부의 지난해 매출 4조1343억원으로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한다.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2513억원)로 집계된다.
 
바이오사업부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1952억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518억원이다. 이는 CJ제일제당 전체 EBITDA(5062억원)의 30%다. 전사 EBITDA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하는 만큼 안정적 수익 구조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하지만 2022년부터 올해 3분기 사이 국제 사료가격이 변동으로 으로 인해 바이오사업부의 수익성이 요동쳤다. 지난해 축산업 업황 둔화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꺾이며 바이오사업부는 역성장 했다. 올해 업황이 회복되며 전사 EBITDA에 기여했지만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는 사업은 약점이다. 업계는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부의 매각을 굳힌 결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매각 분위기는 발표 전부터 감지 됐다. 최근 그린 바이오 부문의 핵심 인력인 김소영 사내이사의 퇴사하고, 바이오 사업부문과 FNT(Food & Nutrition Tech)부문을 합치는 등 바이오 조직 개편이 단행되며 매각설이 흘러나왔다.FNT부문은 2022년 바이오 부문 산하인 HNH(Human Nutrition & Health)의 사업을 옮겨 신설한 사업부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브라질 자회사 CJ셀렉타의 보유지분 66%(매각 대금 4800억원)를 미국 곡물기업 번지의 브라질 자회사에 전량 매각한 바 있다. CJ셀렉타 인수를 통해 2020년 글로벌 고단백 소재시장에서 매출 8000억원 달성하고자 했지만 2020년 매출은 5729억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