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번의 유증 4번의 전환사채 발행 추진
- 3년 새 2500억 자금 조달, 곧 3000억 돌파
- 박 대표, 진원·자회사 등 5년 간 358억 수령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코스피 상장법인 진원생명과학과 소액주주들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위임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총 부의안건을 놓고 양측 간 갈등이 심화되며 정족수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은 오는 28일 개최될 주총에서 황금낙하산 조항 폐지를 ‘제1호 의안(정관 일부 변경(안) 승인의 건)’으로 올렸다. 황금낙하산이라 지적받던 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규정 개편에 나선 것이다.
진원생명과학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6월부터 ‘황금낙하산 조항 폐지’ 요구해 왔다. 주주연대는 취지문을 통해 ‘제31조(이사의 보수와 퇴직금 황금낙하산)’ 문제점을 잇따라 지적해 왔다. 주주연대는 “대표 해임 시 퇴직금 외 보상액을 100억원 지급해야 한단 조항은 악법으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원생명과학 정관은 대표, 이사, 감사에게 거액의 퇴직 보상금을 보장하는 ‘황금낙하산’ 제도를 두고 있다. 대표 사임 시 100억원, 이사는 60억원, 감사는 30억원의 보상금을 받는다. 현재 정관에 따른 이사의 보수 한도는 연간 500억원이다.
황금낙하산은 일종의 보상금인데, 거액의 지급 규정을 둠으로서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당초 M&A에 휘둘리지 않고 기업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지만, 일부 기업에선 악용 사례가 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황금낙하산을 놓고 소액주주와 대립이 격해지자 결국 정관 변경을 주총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사안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진원생명과학의 지분율 분포는 박영근(1964년생)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8.75%인 반면 소액주주 지분율은 91.25%다. 소액주주 측이 의결 정족수만 채운다면 황금낙하산 철폐 안건은 통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작년 말 열린 임시주총에서도 황금낙하산 조항 폐지를 안건으로 다뤘지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된 선례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다.
진원생명과학은 20년 연속 영업적자 회사다. 2004년부터 시작된 영업적자는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출 이익 없이 회사가 버틴 비결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11번의 유상증자와 4번의 CB 발행을 추진했다. 최근 3년 새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고, 현재 추진 중인 약 600억원 내외의 조달금까지 합치면 3000억원대를 돌파한다. 외부 수혈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며 기존 소액주주의 주식도 빠르게 희석 됐다.
회사는 경영권 방어 이외에도 경영진 보상에도 집중했다. 지난해 박 대표는 연봉으로 약 100억원을 챙겼고, 진원생명과학과 자회사 등으로부터 직전 5년 간 연봉총액은 358억원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년째 무보수 인 점과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이 12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박 대표의 연봉은 기업 규모 대비해 적지 않은 액수다.
박 대표는 1978년 중학교 1학년에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재미교포다. VGX인터내셔널(현 진원생명과학) 법률자문 담당 사내이사를 거쳐 2011년 대표이사가 됐다.
진원생명과학 주주협의체 관계자는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주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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