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PO

[뉴스웨이브][IPO]앱코 상장 후 3년이 남긴 키워드 ‘동전주’

- 충전보관함 사업 선전에 연속 적자 탈출
- 공모가 2만4300원, 922원(액분 전 4610원)...81.0%↓
- 해외 매출 2021년 106억 → 2023년 3Q 8억
- 소형가전 2020년 → 343억 2023년 3Q 44억


[편집자주] 코스피·코스닥 시장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심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어급 종목들이 차가운 시장 분위기에 IPO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공모를 철회했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투명한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 뉴스웨이브는 IPO 준비기업의 가려진 시간과 이로 인한 사업·지배구조 개편·배당정책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앱코(ABKO)가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기업공개(IPO) 이후 신사업인 패드뱅크(충전보관함) 사업을 제외한 주요 사업 실적이 뒷걸음친 것으로 파악됐다.

앱코는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21억5494만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 했다고 2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89억3896만원으로 19.7% 증가했다. 

충전보관함 관련 공공사업 성과가 연속 적자 탈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사업부는 회사 전체 매출 비중에서 37.1%(243억원)를 차지하며 기존 주력사업인 게이밍기어 56.4%(369억원)와 함께 주력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앱코는 2020년 12월 2일 공모가 2만43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를 맡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4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IPO로 거머쥔 돈은 426억원이다.  회사는 2023년까지 ▲시설자금(85억9000만원) ▲운영자금(322억1200만원) ▲기타자금(17억9800만원) 등에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시설자금 중 일부는 생산물류센터 건설에 사용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0억원, 40억원, 35억9000만원을 총 3회에 걸쳐 집행할 계획이었다. 현재 물류센터 부지확보는 아직 진행 중이다. 김포학운 생산물류센터 매매 잔금 20억300만원을 아직 치르지 않았다. 잔금일도 지난해 12월 18일에서 올해 7월 31일로 연기했다. 

생산물류센터 완공이 늦춰진다는 것은 당장 이 시설물의 활용성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거래 및 매출 규모가 상장 시 계획했던 것만큼 늘지 못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4년간 재고자산을 살펴보면 2020년 271억원, 2021년 279억원으로 차이가 미미하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도 295억원으로 2022년 동기와 비교해 소폭(4.9%) 증가에 그치며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앱코 CI

회사는 운영자금 항목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해외사업투자비로 135억7400만원을 책정했다. 지난 5년간 해외사업 매출액은 2021년까지 상승하다가 이후 고꾸라졌다. 2019년 39억4700만원 → 2020년 96억1200만원 → 2021년 106억9900만원 → 2022년 26억3800만원 → 2023년 3분기 8억8700만원으로 감소했다.

의욕적으로 진출한 소형가전 사업 역시 두해 반짝 매출에 그쳤다. 2019년 10억원에서 2020년 343억6800만원으로 늘더니 2021년 63억1200만원, 이듬해 58억3600만원으로 급감했다. 2023년 3분기 말에는 44억40만원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회사의 주요 매출 부문들의 실적이 앱코가 코스닥에 상장한 2020년과 이듬해 정점을 찍고 주저앉았다는 점이다. 

앱코는 2001년 설립된 국내 1위 게이밍기어 업체다. 게이밍 키보드를 중심으로 헤드셋, 마우스, PC케이스 등 다양한 게이밍기어를 판매한다. 작년에는 오엘라(OHELLA) 브랜드를 론칭해 소형가전 시장에도 진출했다. 경쟁력은 가성비가 꼽힌다. 경쟁 고사양 브랜드의 기능은 모두 갖추면서 가격은 절반 이하라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앱코 공동 창립자인 이태화 전 대표와 가족 박화균·이민석씨는 지난해 7월과 8월 사이 지분을 팔았다. 상장 전 이 전 대표와 그 가족 지분은 35.34%로 파악된다.

앱코의 주가는 기존 주주들의 매도 물량도 지속 출회하며 일명 ‘동전주’가 됐다. 실적 하락속에 지난해 11월 17일 주식의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주식분할)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1012만8682주에서 5064만3410주가 됐다.

주가는 상장 이후 3년 내내 하락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29일 앱코의 종가는 922원(액면분할 전 4610원)이다. 공모가 대비 81.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