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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난'…끝나도 끝나지 않은 싸움

- 박찬구 회장 측 지분 15.89%…안정권 미달
- 박 회장 측 승기 굳혔지만 갈등 불씨 여전
- 최대주주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 행보에 변수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임백향 기자

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박철완 전 상무 측의 지분율 차이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 본인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다 합치면 15.89%, 박 전 상무 측의 지분율은 10.84%로 확인됐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5.05%p(포인트)다. 추가 우호지분을 확보할 경우 양측의 지분율을 변동될 수 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해임됐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10%를 들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박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둘째 형인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박찬구 회장은 박 상무의 삼촌이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4남이다. 배임 등의 혐의로 2025년까지 금호석유화학 취업에 제한을 받았다. 지난해 5월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가 같은 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 10월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회장의 지분율은 7.14%다.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의 지분율은 7.65%, 장녀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의 지분율은 1.04%다. 기타 박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박주형(1.04%), 백종훈(0.02%), 온용현(0.01) 등 지분율을 더하면 15.89%로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재벌 일가와 비교해 볼 때 경영 안정권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수치다. 

금호석유화학의 '조카의 난'을 촉발시킨 박 전 상무는 어머니 김형일(0.09%), 누나인 박은형·은경·은혜 씨(각 0.53%),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0.05%)등이 우군으로 지원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그래픽=뉴스웨이브 배건율 기자

박 전 상무는 2021년, 2022년 두 번 주주 제안에 나선바 있지만 모두 박 회장의 승리로 종결됐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입장문을 내고 “금호석유화학의 명분 없는 자사주 교환에 강력 대응하겠다”라고 밝히고 같은 해 2월 자사주 맞교환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경영권 분쟁 하에서 자사주를 우호주주에게 처분할 경우 실질적으로 신주를 우호주주에게 발행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즉, 자사주 교환 대상에 따라서 박 회장 측의 우호지분을 늘려 경영권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박 전 상무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520만주가 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18%가 넘는 규모다. 최근 법원은 해당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박 전 상무 측은 항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과 박 전 상무 간의 3라운드가 예고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 실적은 가파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31일 작년 한 해 연결 기준 매출액 6조3223억원과 영업이익 3589억원을 잠정 집계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 20.7%, 68.7% 하락했다. 

영업 현금 창출력도 뒷걸음질 쳤다. 2023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5830억~612억원(평균 6025억원)으로 추정된다. EBITDA 마진율은 9.2~9.8%(평균 9.5%)로 추산된다. 2017년(9.5%) 이후 6년 만의 최저 기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완전 계열 분리됐다. 이후 금호석유화학그룹(재계 순위 50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룹 최상위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은 작년 9월 말 기준 자산총계는 4조3979억원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국내 자회사·손자회사로 총 12곳을 거느리고 있다. 자회사는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리조트 ▲여수페트로 ▲코리아에너지발전소 ▲금호티엔엘 ▲영광백수풍력발전. 손자회사는 ▲금호개발상사 ▲디앤케이켐텍 ▲철도솔라 ▲강원학교태양광 등이 있다. 이중 관계사는 ▲금호미쓰이화학 ▲여수페트로 ▲디앤케이켐텍 ▲영광백수풍력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