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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뉴스웨이브][게이트]매일 80억씩 태웠다…한국투자금융지주, CP 조달 ‘쑥↑’

9000억 증자·2200억 회사채 상환에 유동성 확충…하루 평균 80억 집행 꼴


[편집자주] 단편적인 뉴스만으로 자본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기관·기업들의 딜(거래), 주식·채권발행, 지배구조 등 미세한 변화들은 추후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슈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증권가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풍문을 살피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뉴스웨이브가 ‘게이트(門)’를 통해 흩어진 정보의 파편을 추적한다.

뉴스웨이브 = 황유건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자회사 자금 지원과 만기 도래한 회사채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성 조달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4500억원에 이어, 이번엔 기업어음(CP)으로 5300억원을 추가 조달하기로 하면서 단기 차입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달 중순 도래하는 공모채 2200억원과 사모 CP 3150억원도 모두 현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최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대 5300억원 규모의 CP 발행을 승인했다.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26일 진행하는 9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연 4.4% 금리의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45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번 CP 조달은 비용 측면의 이점이 반영된 결정이다. 당초 한국투자금융지주 이사회는 신종자본증권, 은행차입, 후순위채, 단기사채 등 다양한 조달 방식을 검토했지만 최종 CP로 발행을 의결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1~2년물 CP 금리는 연 2~2.7% 수준으로, 동일 만기의 신종자본증권 대비 저렴하다. 조달 수단 간 금리 차를 감안해, 추가 자금은 사채 발행으로 충당하기로 최종 판단한 것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CP 발행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P 조달 확대는 최근 급증한 단기차입 기조와 맞물린다. 지난 6월 말 3조3150억원 수준이던 CP 잔액은 9월 11일 기준 3조9250억원으로 증가했다. 73일 만에 61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하루 평균 약 80억원 규모의 단기 자금이 집행된 셈이다. 여기에 5300억원 규모의 추가 조달까지 확정되면서, 조만간 CP 잔액은 4조45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손익과 현금흐름 대부분을 자회사 배당에 의존하는 구조라 자회사 출자나 단기 차입 상환 시기엔 외부 조달에 기댈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작년 한해만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등에 총 3700억원 규모의 출자를 단행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 졌는데, 작년 말 3000억원 유상증자에 이어 올해 3월 신종자본증권 7000억원 인수, 이번 달 증자 9000억원까지 더하면 최근 1년간 한국투자증권에 총 1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달 중에도 막대한 현금 유출이 예정돼 있다. 19일과 22일엔 각각 2023년·2020년 발행한 공모 회사채 1400억원, 800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CP(3150억원)까지 포함하면 9월 만기 물량만 총 5350억원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별도 기준 현금 및 예치금은 6월 말 기준 129억원에 불과해, 외부 조달 외 대안은 사실상 없다.

시장에서는 CP 확대가 유동성 관리의 일환이라는 해석과 함께, 자금 소진 속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출자 등 계획된 집행 외에도 만기 대응 부담이 겹치면서 단기 유동성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 금리가 급변하지 않는 한 CP 조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6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65.2%로, 신종자본증권이 자기자본으로 분류돼 단기적 수치는 안정적이다. 다만 CP 등 단기 조달이 쌓이면서 중장기 유동성에 대한 내부 관리 역량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